[베를린영화제 감독상 김기덕] (일문일답) 4억여원 들여 11일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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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영화제 가운데 베니스와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두 번씩 초청받았지만 상과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이번 수상으로 나의 영화세계를 인정받게 돼 매우 기쁘고 영화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김기덕 감독은 제54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받은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수상을 예상했는가.
"존경하는 유명 감독들의 작품이 많이 출품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수상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감독상은 영화적으로 모든 면에서 훌륭한 영화에 주는 상이 아니다.
'사마리아'는 내용면에서 감동을 주는 표준적인 영화이지만 나의 고유한 시각과 정체성,스타일을 드러낸 영화다.
말하자면 인간적 이해와 용서,화해의 메시지를 독특한 구성으로 보여준 점에 심사위원들이 주목한 것 같다."
-만족할 만한 작품인가.
"'사마리아'는 촬영기간 자체도 11일에 불과하고 제작비도 일반적인 한국영화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 4억4천만원밖에 들지 않았다.
이처럼 저예산 영화인만큼 완성도는 높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감독의 태도와 영화의 주제,표현방식만은 어느 영화 못지 않게 뚜렷하다."
-이번 수상이 한국영화계의 제작여건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인가.
"그동안 내가 만든 작품 가운데 '나쁜 남자'가 70만명의 관객으로 최대 흥행작이다.
'사마리아'처럼 '작지만 의미있는'영화들에 팬들이 관심을 가져주면 한국영화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자본과 배급력이 영화의 질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창조력이야말로 영화 발전의 자양분이 될 것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