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넥센타이어를 시작으로 12월 결산 상장ㆍ등록기업들의 주총시즌이 개막됐다. 올 주총에선 경영권 분쟁이 최대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지배구조 개선, 회계 투명성, 고배당을 요구하는 주주와 기관투자가, 외국인들의 목소리도 어느 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액주주들은 올해 경영권 다툼이 진행중인 기업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고 권리행사에 나설 예정이어서 이번 주총시즌에서 최대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 넥센타이어 주총 강병중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오는 2008년에 매출 1조원, 경상이익 1천5백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5.4% 증가한 2천8백76억원, 순이익은 19.9% 감소한 2백11억원이었다. 강 회장은 올해는 그동안 추진했던 구조조정과 공장확장이 끝나 생산량이 늘어나는 만큼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1.3% 늘어난 3천2백억원, 경상이익은 32.6% 늘어난 3백86억원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타이어 제품의 생산가격이 한국보다 중국이 20% 정도 싸다"면서 "중국 칭다오에 공장을 설립, 제3국 수출과 중국시장 공략은 물론 내수판매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는 올해 배당금을 보통주 4백50원(9%), 우선주 5백원(10%)으로 결정했다. ◆ 주총 늦춘다 이날까지 주총을 확정한 상장 및 등록기업은 1백60개사에 불과하다. 아직 10개사중 9개사나 일정을 못잡고 있다는 얘기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소한 주총을 열기 2주 전까지는 공시를 내야 하는데 지금까지의 추세를 보면 예전에 비해 주총을 늦추는 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주총일정을 보면 삼성전자 삼성SDI 등 삼성 계열사를 비롯 거래소 기업 37개와 코스닥기업 8개가 일제히 주총을 여는 오는 27일이 올해 주총시즌의 피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경영권 다툼이 주총 최대이슈 올해는 경영권 분쟁이 주총의 최대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오는 3월 셋째주에 주총이 예정된 SK㈜와 현대엘리베이터가 대표적이다. 코스닥에서도 코스모티엔씨와 3SOFT 등 적대적 인수ㆍ합병(M&A)이 진행중인 기업들이 많다. 대선 불법자금 문제와 연루된 대기업들은 주총에서 참여연대 등 소액주주의 반발이 예상된다. ◆ 기관ㆍ외국인 움직임 기관들의 의결권 행사도 두드러질 전망이다. 동원투신운용의 경우 30여개 중견기업을 선정, 주주정책 등에 대한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받은 후 등급을 매기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채원 동원투신 실장은 "최하등급(C등급)을 받은 기업은 별도 관리대상에 포함시켜 감사선임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도 벌써부터 e메일 등을 통해 요구사항을 개진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한 외국계 펀드는 투자계획 등 장기적인 주주정책을 물으면서 특정 사업은 전망이 없으니 철수하라는 식의 요구까지 내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 주총 투자 활용법 전문가들은 주총을 잘만 활용하면 투자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주총에서 확정되는 손익계산서 등 재무제표와 자사주 소각, 신규사업 진출, 배당률 등을 꼼꼼하게 챙기면 포트폴리오를 짜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주총을 앞두고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배당률, 자사주 소각 등 '당근정책'을 발표하는 기업들이 많아 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정종태ㆍ양산=김태현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