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메이커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실적이 디지털 정보가전에 대한 대응여부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렸다.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DVD(디지털 다용도 디스크)녹화기 등을 앞세워 첨단 디지털정보가전 시장을 발 빠르게 개척해 온 업체들은 뛰어난 실적을 거둔 데 반해 변신속도가 늦은 소니 등 일부 업체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근 공개된 샤프 마쓰시타전기 히타치 도시바 등 10개 일본 전자 메이커들의 2003년 10~12월 결산 자료에 따르면 대다수 업체의 수익성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쓰시타전기는 7백9억엔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보다 50% 이상 늘어났다. 샤프는 2백92억엔에서 3백27억엔으로 10% 이상 증가했다. 2002년 10~12월 중 영업이익이 24억엔에 그쳤던 도시바는 1백40억엔,1백18억엔이었던 파이오니아는 1백67억엔의 이익을 각각 올렸다. 마쓰시타전기의 수익 호전은 AV(음향·영상)기기와 정보 가전의 매출 신장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부문의 영업이익은 3백36억엔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총9백50억엔을 투자한 PDP사업에서도 본격적으로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액정 TV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샤프는 이 부문에서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난 83억엔에 달했다. 디지털 부문에 대응이 늦었던 소니는 2003년 10~12월 매출이 2조3천2백34억엔으로 사상 최대에 달했지만 영업이익은 1천5백88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백억엔 이상 감소했다. 소니는 PDP,액정TV와 DVD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선발 업체와의 경쟁이 격화되는데다 판매단가도 빠른 속도로 낮아지는 부담을 극복해야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들 업체가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얼마나 실천에 옮겼느냐에 따라 명암이 엇갈렸다고 분석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