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들의 고(高)배당정책이 정착되고 있다. 1주당 배당금과 함께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전체 배당금의 비중을 나타내는 배당성향도 올라가는 추세다. 배당성향 상향조정은 삼성전자 SK텔레콤등 대기업에 그치지 않고 평화산업 포항강판등 중소기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상장사의 현금흐름이 좋아지고 있는데다 주주중시 경영 마인드가 뿌리내리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높아지는 배당성향 12월 결산 상장기업 가운데 지난 1월말까지 증권거래소에 올해 배당계획을 밝힌 41개사 가운데 27개사의 배당성향이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배당성향이 높을 수록 주주에게 돌아가는 경영성과의 몫이 많아진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투자여력이 줄어든다는 의미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15.5% 줄었지만 주당 배당금은 전년도와 같은 5천5백원을 실시키로 했다. 이에 따라 배당성향은 12.9%에서 14.9%로 높아졌다. SK텔레콤은 주당 배당금을 전년보다 2백5%나 늘려 배당성향을 10.0%에서 20.84%로 크게 높였다. 이밖에 삼성SDI(배당성향 20.6%) SK(1천85%) 한국가스공사(35.0%) 농심(17%) LG건설(38.4%) 부산은행(32.7%) 제일기획(28.0%) 등도 배당성향을 전년보다 높였다. 중소형사의 배당성향도 크게 올라가는 추세다. 삼양사는 지난해 12.5%였던 배당성향을 22.8%로 올렸다. 동양기전은 13.8%에서 16.8%로,포항강판은 34.8%에서 43.8%로 상향조정했다. ◆현금흐름 개선과 주주중시 경영 상장사의 배당이 이처럼 늘어나는 것은 무엇보다 기업의 현금흐름이 좋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력 향상에 따른 실적호전 등에 힘입어 상장사의 지난해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은 19조원이나 된다. 대우증권은 이 규모가 올해에는 23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기관투자가 및 외국인 주주들의 고배당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특히 외국인 주식보유비중(시가총액 기준)은 42%를 돌파,국내 기업들이 이들의 주주가치 제고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삼성전자 SK텔레콤 SK㈜ LG건설 부산은행 등이 올해 배당성향을 대폭 상향조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전문가들은 상장사의 고배당 정책을 주주중시 경영 풍토가 자리잡고 있는 신호로 평가하고 있다. 주주가치를 높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자사주 매입·소각과 고배당 두가지다. 상장사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규모인 9조원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