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올해부터 사외이사를 전체 이사의 과반수로 늘리고 인선자문단을 구성해 이사후보를 추천키로 하는 등 이사회 중심의 경영에 나서기로 했다. 또 투명경영위원회를 신설해 내부거래를 감시하고 15% 수준의 배당률을 꾸준히 유지키로 하는 등 주주중시 경영을 펴기로 했다. 그러나 2대주주인 소버린자산운용이 제안한 정관 개정은 받아들이지 않기로 해 양측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K㈜는 30일 서울 본사에서 기업설명회(IR)를 갖고 이 같은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했다. 전날 소버린이 5명의 이사후보와 정관 개정안을 제시함에 따라 독자적인 개선안을 내세워 소액주주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다. 황두열 SK㈜ 부회장은 "올해는 이사회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2006년부터는 70%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해 독립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사회를 실질적으로 지원할 사무국을 신설키로 했다. 사외이사 추천을 위한 '인선자문단'을 내주 초 구성,여기서 추천된 인물들을 법적기구인 '추천위원회'로 넘겨 내달 중 이사후보를 확정키로 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사내 4명,사외 5명 등 9명으로 하거나 사내 4명,사외 6명 등 10명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임기만료된 손길승 그룹 회장이 이사직을 그만둘 가능성이 높아졌다. 황 부회장은 "소버린이 제시한 후보 5명은 모두 사회 명망가"라며 "자문단의 생각이 같을 수도 있어 복수추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SK측은 이들이 경영권 장악을 노리는 소버린에 의해 추천된 점을 의식하고 있어 실제로 함께 추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SK㈜는 또 △집중투표제와 서면·전자투표제 도입 △이사 임기 3년에서 1년으로 단축 △금고 이상의 유죄 판결시 이사 자격 자동 상실 등을 내용으로 하는 소버린측 정관 개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황 부회장은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단계적으로 검토하되 정관 개정이 필요한 내용은 새로 구성되는 이사회에서 검토해 시행방안과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소버린측 개정안이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2심 재판이 진행 중인 최태원 회장을 이사회에서 배제하기 위한 노림수라고 판단한 데 따른 정면 대응수로 풀이된다. SK㈜는 2월 중순께 새로운 이사후보 선정과 함께 구체적인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 표심을 잡기 위한 SK측과 소버린간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