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등 아시아지역에서 조류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는 등 피해가 확산되면서 국내 닭고기 소비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에따라 최근 회복기미를 보이던 가격도 뚝 떨어졌다. 미국발 광우병의 여파로 한우 소비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수입 쇠고기는 물론 한우까지 된서리를 맞고 있는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충북 제천에서 세균성 가축전염병인 소 브루셀라까지 발생해 쇠고기 소비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돼지고기는 소비가 30% 늘면서 값도 크게 뛰어 육류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농산물 할인점인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의 경우 지난해 하루 7백만원에 근접했던 닭고기 매출이 요즘엔 간신히 2백만원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 하루 평균 매출에 비해 64%나 감소했고 조류독감 발생 후 최악의 매출을 기록했던 이달 중순에 비해서도 15% 더 떨어졌다. 치킨 전문점들도 매출이 작년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가격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달 초순 ㎏당 1천4백1원이던 육계 도매가격이 중순에는 1천4백75원으로 회복됐다가 조류독감 소식으로 28일 1천4백66원으로 하락했다. 산지가격은 ㎏당 6백51원으로 지난해 1월 평균에 비해 35%나 낮다. 미국발 광우병의 영향으로 수입 쇠고기에 이어 한우고기 소비마저 급감하고 있다.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선 평소 하루 7천만원에 달했던 한우고기 매출이 요즘 4천만원에 머물고 있다. 남국현 이마트 한우 바이어는 "지난해 캐나다 광우병 파동때 소비 회복에 1년이 걸렸다"며 "당분간 판매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닭고기와 쇠고기가 외면당하면서 돼지고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는 지난해 이맘때 2천4백만원선이던 일평균 돼지고기 매출이 요즘엔 3천만원에 달한다. 설 대목엔 돼지고기만으로 하루 8천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가격도 많이 뛰었다. 돼지 산지가격은 28일 19만5천원까지 올라 호황 가늠선으로 여겨지는 20만원에 근접했다. 지난달 평균인 16만6천원보다 17% 오른 가격이다. 송주희 기자 y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