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정치자금 제공 의혹으로 검찰조사를받고 있는 가운데 금융 감독 관청 고위 관계자가 대한생명이 한화그룹에 인수된 데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금융감독원 이종구 감사는 27일 출간한 `원칙이 개혁이다'라는 저서에서 한화그룹은 퇴출된 한화종금과 충청은행의 대주주로서 부실경영의 책임이 있는데다 계열사간 분식회계로 징계를 받았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대한생명을 한화가 인수한 것은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감사는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2002년 국정감사에서 `박지원 비서실장이 윤진식 재경부 차관에게 전화를 걸어 한화에 인수되도록 요청했다'고 의혹을 제기한것을 언급하며 정황으로 볼 때 정의원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는 견해를 나타났다. 이 감사는 또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시절 해양수산부 장관이었던 노무현 대통령이 수협 구조조정을 위한 공적자금 투입을 정치적으로 해결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원칙과 도덕성을 내세우는 노대통령의 또 다른 면을 봤다고 말했다. 이 감사는 나아가 노대통령이 노사분규 현장에 직접 나서 담판을 짓는 것과 관련, "사사건건 대통령이 나서 갈등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마지막 히든카드를 미리써 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노동정책에 대해서도 냉.온탕을 오가는 무원칙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이 감사는 산업은행의 대북지원과 최근 신용카드사 문제 해결 등에서보듯 아직도 관치금융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며 관치금융이 금융선진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행정고시 17회인 이 감사는 국세청, 재경부, 금감위 등에서 근무한 뒤 지난해부터 금감원 감사를 맡아왔으며 4월 총선 출마를 위해 한나라당에 공천을 신청했다. 한편 이 감사는 오는 31일 경기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