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명차들이 한국에 몰려온다. 부와 명예를 상징하는,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만을 위한 초호화 차량들이 새로운 주인을 맞이할 채비를 끝내고 우리나라에 속속 상륙하고 있다. 차량 가격만 수억원대를 호가하는 이들 명차는 '황제의 차'라는 이름 값에 걸맞게 화려한 내장과 유려한 미관, 최첨단 시스템으로 명사들을 유혹하고 있다. 올해 한국에 첫선을 보이는 명차들은 이전의 화려했던 명성을 최첨단 테크놀로지로 복원시켰다는 공통점을 갖춘게 특징이다. 그 중에서도 1900년대 초반 전 세계 왕족과 부호를 사로잡았던 롤스로이스와 마이바흐가 대표적이다. ● 황제의 부활, 롤스로이스(Rolls-Royce) 이르면 오는 4월 출시될 '팬텀'은 1906년 런던 모터쇼에서 첫 차 '실버고스트'로 선보이며 당당히 명차 대열에 합류한 롤스로이스의 이름을 화려하게 부활시켰다. 지난 98년 롤스로이스의 브랜드를 인수한 BMW가 4년 반 동안 각고의 노력끝에 탄생시킨 역작. 파르테논 신전을 본뜬 중후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주변을 압도하며 롤스로이스만의 당당한 자태를 내뿜는다. 유리알처럼 매끈하게 재단된 목재 부품과 마호가니, 호두나무, 단풍나무, 오크 등 서로 다른 종류의 원목으로 장식된 대시보드, 16마리의 소가죽을 이용한 최고 품질의 시트는 고풍스러운 롤스로이스만의 느낌을 완벽히 복원했다. 우아하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양 옆으로 여닫는 도어는 탑승자에게 왕족이 된 기분과 함께 흡사 클래식 영화의 주인공이 된 느낌마저 선사한다. 연간 1천대가량만 생산하고 전 세계적으로 70개 미만의 딜러만을 운영하며 명가의 전통을 이어가는 자부심을 더했다. 여기에 BMW의 보이지 않는 최첨단 기술은 '바람을 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롤스로이스 기술자의 장인정신까지 완벽히 재현시켰다. 12기통 6.75X DOHC 직분사 엔진은 4백53마력의 최고출력으로 주행의 안정감을 높였다. 주행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높이 조절이 이뤄지는 전자식 쇼크 업소버는 비행기 일등석의 안락함을 제공한다. 공식 수입가격은 미정이지만 6억원대를 호가할 것으로 전해졌다. ● 독일 순수혈통의 복원, 마이바흐(Maybach)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메르세데스 카 그룹이 지난해 5월 세계 시장에 발표하며 70여년 만에 새롭게 부활시킨 최고급 럭셔리카의 대명사 마이바흐도 한국 판매가 예고된 상태. 천재적인 자동차 엔지니어 마이바흐 부자의 이름을 본떠 1921년 제작된 마이바흐는 당시 가장 완벽한 차라는 명성을 얻었다. 1941년까지 불과 1천8백대만 제작돼 희소성까지 더하며 독일 순수 혈통의 자존심을 지켜 왔다. 메르세데스 카 그룹이 지난 1997년 도쿄 모터쇼에서 컨셉트 카로 선보인 후, 정확히 5년 만에 최첨단 기술로 마이바흐의 품격을 완전히 복원시켰다. 6단 오토매틱과 V12 트윈엑스 터보엔진을 탑재, 최고출력 5백50마력에 시속 1백km까지 가속하는데 5.4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시속 60km에서 1백20km까지의 추월과속에 소요되는 시간도 6.5초에 불과하다. 비행기 1등석을 연상시키는 뒷좌석의 각도조절장치와 전동식 받침대, 서라운드로 울려퍼지는 6백W 출력 오디오 시스템 등은 완전 수공으로 제작돼 완성도를 높인 내부장식과 더불어 호사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DVD플레이어와 TV수신기, 위성전화에서부터 캠코더와 MP3플레이어, 비디오 게임기까지 연결시킬 수 있는 각종 편의장치는 첨단 비즈니스 공간과 다양한 오락 기능까지 제공한다. 고속주행시 자동으로 차고가 낮아지고 고강성 차체와 더불어 10개의 에어백은 언제 어떤 각도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충돌상황에서도 승객을 보호한다. 하루 제조대수가 5대 미만에 불과한 마이바흐는 전담 딜러가 고객을 직접 방문, 인테리어 하나하나까지 직접 주문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내부장식의 수공 제작에서부터 조립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보여주는 독특한 서비스로 명차를 기다리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롤스로이스 팬텀, 폭스바겐의 벤틀리와 더불어 세계 3대 명차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마이바흐의 판매가는 10억∼12억원선에서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