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해외여행 목적지 0순위는 동남아 나라들이다. 연휴기간이 좀 길었던 이번 설에도 동남아지역은 비행기 자리가 없어 못 갈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었다. 이유는 간단한다. 비행시간이 길지 않고,사계절 벗고 살 수 있는 여름 햇살과 투명한 바다에, 색다른 볼거리까지 넘치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의 페낭이 그런 곳 중 하나다. 페낭은 말레이시아반도 북서쪽 해안에 위치한 작은 섬. '동양의 진주' '인도양의 에메랄드'로도 불리는 말레이시아 최고의 복합 휴양지로 이름 높다. 해변이 좋기로 손꼽힌다. 페낭공항에서 동쪽 해안도로를 타고 40분쯤 달려 섬의 북쪽 끄트머리로 가면 바투 페링기 해변이 나온다. 각국 부호들의 호화별장과 최고급 리조트들이 들어선 지역이다. 샹그릴라 라사 사양리조트, 샹그릴라 골드샌드리조트, 홀리데이 인 등이 대표적인 리조트다. 각기 전용 해변을 갖추고 있는 리조트들은 특히 허니무너들에게 인기 높다. 바투 페링기 해변을 따라 난 도로에는 해질녘인 오후 6시부터 야시장이 열린다. 야시장은 라사 사양리조트 앞에서 홀리데이 인 리조트까지 1km의 길가에 들어선다. 평일에는 자정까지, 주말에는 새벽 1시까지 불을 밝힌다. 주석으로 만든 전통 공예품에서부터 바틱, 시계, 액세서리 등 온갖 물건을 다 만날 수 있다. 시내 상점이나 면세점보다 절반 이상 싼 데다 품질도 그리 조악하지 않아 쇼핑의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쇼핑 뒤 노천식당에서 맛보는 현지 음식이 입맛을 돋운다. 해양레포츠를 빼놓을 수 없다. 해양레포츠는 각 리조트에 딸린 해변에서 모두 즐길 수 있다. 다만 스노클링과 스쿠버다이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산호섬인 파야섬으로 많이 간다. 파야섬은 하루 1편 운항하는 쾌속선으로 1시간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데, 리조트에서 신청하면 따라 나설 수 있다. 섬에서 2백m 정도 떨어진 곳에 선착장이 있는 점이 특이하다. 섬의 자연환경을 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배려라고 한다. 이곳 선착장에서 스노클링이나 스킨스쿠버 장비를 빌려 착용하고, 산호와 물고기를 구경하며 섬으로 향한다. 해변은 물반 고기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열대어들이 많다. 빵조각을 들고 있으면 열대어들이 떼지어 달려들고, 스노클링 중에는 물고기가 따라 다니며 다리를 톡톡 건드릴 정도다. 1m가 넘는 물고기도 볼 수 있다. 산호도 아름답다. 그러나 산호에는 발을 딛지 말 것. 산호 사이사이에 성게가 널려 있어 발을 찔릴 위험이 높다. 해변을 벗어나서도 볼거리가 많다. 페낭의 어제를 알아볼수 있는 유적지와 건물들이 즐비하다. 1786년 영국 최초의 극동지역 무역거점이 된 이후의 자취가 곳곳에 남아 있다. 페낭시내인 조지타운은 영국 국왕인 조지3세의 이름을 따 지어졌으며, 지금도 당시의 건축물과 거리풍이 그대로 남아 있다. 1800년대에는 중국인들이 이주하면서 차이나타운이 형성되었다. 대표적인 중국풍 건물로 구씨 성을 가진 중국인들의 공동 행사장인 구 공시가 있다. 1853년에 만들어진 이 건물은 돌판을 파고 돌기둥을 다듬어서 만든 벽면과 기둥의 아름다운 조각으로 유명하다. 페낭에서 제일 아름다운 옛 건물 중 하나로 꼽힌다. 페낭힐에 오르면 이들 옛 건물과 현대적 건물이 조화를 이룬 페낭시 전경을 볼 수 있다. 페낭힐은 높이 8백30m로 모노레일을 타고 30분 정도 오른다. 꼭대기에는 1890년 지어진 크랙호텔이 아직도 영업중이다. 페낭에서는 유일하게 일반인들도 들어갈수 있는 이슬람사원도 있다. 페낭에서 꼭 가봐야 하는 곳이 있다. 페낭대교다. 1985년 9월 개통된 이 다리는 페낭섬을 본토와 연결한 13.5km의 아시아 최장 다리. 현대건설이 공사를 맡아 3년 3개월만에 완공해 세계를 놀라게 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 < 여행수첩 > 말레이시아는 말레이반도와 보르네오섬 북부 및 기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면적은 한반도의 2.5배이며, 인구는 2천3백만명. 영어가 통용되며 비자없이 3개월간 여행할수 있다. 한국보다 1시간 늦다. 통화단위는 말레이시아 링기트. 요즘 환율은 1링기트에 3백20원 정도 한다. 페낭까지 직항노선은 없다. 대한항공 등을 타고 콸라룸푸르로 간 다음 국내선을 이용해 들어간다. 콸라룸푸르까지 비행시간은 6시간 정도, 콸라룸푸르에서 페낭까지 40분 정도 걸린다. 페낭의 리조트중 라사 사양 리조트가 최고로 꼽힌다. 수백년된 나무 사이에 수영장이 있다. 나무 위에는 정글짐을 만들어 수영장 슬라이드와 연결시켜 놓았는데, 그 위에서 신혼부부만을 위한 만찬을 베풀기도 해 허니무너들에게 특히 인기 높다. 나비농장도 둘러볼 만하다. 세계 최초의 나비농장으로 전세계의 나비 표본을 거의 다 볼 수 있다. 1백20종 5천5백여마리의 나비도 방사해 놓고 있다. 나비의 색상에서 영감을 얻으려는 의상 디자이너들의 발길이 잦다고 한다. 골퍼를 위한 골프장도 수준급이다. 퍼블릭 한 곳을 포함, 3곳의 골프장이 있다. 부킷 잠불 골프 컨트리클럽이 알려져 있다. 18홀 규모로, 그린피는 주중 90링기트, 주말 1백20링기트. 이슬람국가여서 캐디는 전부 남자다. 캐디피는 30링기트이며 2백 카트 1대당 60링기트. 대여골프채는 45링기트.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