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들불축제'] 불길…불꽃…불빛…타오르는 '들불 향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제주의 오름이 붉게 타오른다.
들불이다.
불은 타는 곳에만 머물지 않는다.
빛의 속도로 여행을 한다.
백리 밖에도 타는 불꽃의 느낌이 전해진다.
그 전파력은 곧 힘이다.
불은 사람을 빨아들인다.
수많은 생각을 떠올리게도 한다.
헤르만 헤세는 그래서 그의 지적 소산인 '데미안'에 불을 숭배하는 배화교의 사상을 담았다.
제주에서 1950년대까지 마을 공동목장을 중심으로 해오던 '불놓기'가 97년부터는 공식축제로 열리기 시작했다.
야산 하나를 다 태우는 화려한 불의 향연이다.
행사는 올해로 8번째.
북제주군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에서 30일과 31일 이틀간 열린다.
주제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다.
축제는 비양도의 아름다운 바다 풍경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서부산업도로변 해발 5백19m의 말굽형 화구 일대에서 펼쳐진다.
넓이는 20만평.
첫날엔 성화탑 점화,풍년기원제,집줄놓기,윷놀이,오름 오르기,소원기원 꿩날리기,달집 태우기,불꽃놀이 등이 이어진다.
둘째날에는 합동전통혼례,듬돌들기,밭갈이 농경문화시연,말사랑싸움놀이,전통마상·마예공연,천지풀이 공연이 벌어진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31일 오후 6시50분께 행해지는 '오름 불놓기'다.
오름 불놓기는 달이 떠오른 직후 새별오름 5부능선에 마련된 40개의 달집에 점화하면서 시작된다.
이어 건초더미로 엮은 직경 30m짜리 보름달 형상과 '정월대보름축제,무사안녕'이라는 대형 로고가 산자락 중간 지점에서 불붙는다.
높이 1백19m,넓이 33만㎡되는 야산은 이내 불화산으로 변해 1시간 동안 타오른다.
또 산 중간중간에 설치된 2천4발의 폭죽이 지축을 흔들면서 밤하늘에 찬란한 꽃무늬를 수놓는다.
곳곳에서는 쥐불놀이가 펼쳐진다.
이 밖에 축제 이틀 동안 연날리기 대회와 어린이 그림그리기,조랑말타기,한·중 국제사진교류전,전국사진공모전 등이 부대행사로 개최된다.
향토음식점,특산물전시판매,민속시장,구워먹기 놀이마당 등도 운영돼 관광객들에게 풍성한 먹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북제주군(064-741-0544)은 들불축제장까지 가는 공항리무진(공항∼행사장∼서귀포 칼호텔)과 시외버스(제주시외버스터미널∼행사장∼중문)를 10∼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행사장 주변에 8천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도 마련했다.
손수 운전을 할 경우 제주시에서 서부관광도로를 타고 30분 정도 서귀포 방향으로 내려간다.
경마장을 지나면 다시 10분쯤 가다 오른편 그린 관광리조트 옆으로 새별오름을 발견할 수 있다.
[ 여행상품 ]
자유여행사(02-3455-0003)는 30일과 31일에 각각 출발하는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패키지 상품을 판매한다.
들불축제 참가 이외에도 여미지식물원,소인국 테마파크,퍼시픽 랜드,석부작 테마파크,일출랜드,동복리 해녀마을,몽골리안 마상쇼 등 각종 볼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1인당 숙소에 따라 16만9천~45만9천원.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