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간 기습한파가 나흘째 이어지면서 수도관 동파와 빙판 교통사고 등이 잇따라 발생했다. 24일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이후 수도관 동파 신고가 1천800여건이 더 접수돼 한파가 몰아친 21일 이후 서울 시내 수도관 동파신고가 8천765건으로 늘어났다. 지역사업소별로는 북부 수도사업소가 483건(누계 1천747건), 강서 수도사업소가252건(1천222건), 강동 수도사업소가 232건(1천260건), 강남 수도사업소가 188건(1천315건) 등에 달했다.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복도식 아파트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동파사고가 집중발생하고 있다"면서 "설 연휴 고향을 찾았다가 귀가 후 동파를 발견하고 신고하는가정이 잇따르면서 피해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본부 측은 한편 기습한파가 닥친 21일부터 가장 높은 등급인 3단계 비상근무체제를 발동, 전직원의 절반이 비상근무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본부는 대책반과 계량기담당반, 상황실 등을 운영하며 신고가 접수되면 즉각 수도계량기 교체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워낙 사고가 많아 일손 부족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사업본부는 동파사고 막으려면 장기간 집을 비울 때 수도꼭지를 열어 물이 흐르게 하고 계량기 보호통에 헌 옷가지나 스펀지 등을 넣어 보온조치를 취해 줄 것을각 가정에 당부했다. 영하 20도에 가까운 추위에 차들도 꽁꽁 얼어붙었다. 삼성화재 서비스센터의 김석영 팀장은 "평소 차량고장 신고를 받고 7천건 정도출동하는데 22일 2만여건을 비롯해 하루평균 2~3배 가량 신고 건수가 늘었다"면서 "맹추위로 배터리나 연료필터 고장, LPG차량의 기화장치 동파 신고가 가장 많다"고말했다. 동부화재 긴급출동서비스 관계자도 "하루평균 3천~4천건 정도 고장신고가 들어왔는데 22일 7천500여건, 23일 6천여건 정도 긴급출동 신고가 접수돼 일손이 모자란다"고 전했다. 빙판길 교통사고 등 각종 사고도 잇따랐다. 23일 오후 8시10분께 서울 중구 신당동 도로를 달리던 송모(25)씨의 엘란트라차량이 길을 건너던 사람들 피하려고 급정거하다 옆차선의 카니발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같은 날 오후 10시께 올림픽대로 공항방면 청담대교 부근에서 정체로 나란히 서있던 에쿠스 승용차와 카렌스 승용차를 뒤따르던 승합차, 택시 등 3대가 빙판길에미끄러지면서 들이받는 5중 추돌사고가 일어났다. 경찰은 올림픽대로가 살얼음 상태에서 눈을 녹이려고 뿌린 염화칼슘이 도로에얼어붙어 차들이 미끄러진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24일 오전 3시10분께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길음 4거리에서 정릉 방향으로 가던종암경찰서 소속 순찰자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양모(56)씨의 라노스 승용차와 충돌했다. 또 이날 오전 3시40분께에는 서울 중구 을지로2가 모 백화점 정문 앞 지하도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 노숙자가 숨져있는 것을 주변에서 함께 노숙하던 신모(39)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신씨는 경찰에서 "이틀 동안 꼼짝도 않고 누워있는 것이 이상해 확인해보니 손과 얼굴이 차가워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노숙자가 22일 아침 다른 노숙자들과 술을 함께 마시고 잠이 들었다는 신씨의 진술에 따라 연휴기간 갑작스런 한파로 숨진 것으로 보고 노숙자의 신원과 사인을 조사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강훈상 정윤섭기자 hsk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