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켈리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22일 "북한은 미국 민간대표단의 방북으로 북핵 6자회담을 지연시키거나 영향을 주려해서는 안된다"며 "북한은 이를 오판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켈리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 국무부에서 한국의 이수혁(李秀赫) 외교통상부 차관보 및 일본의 야부나카 미토지(藪中三十二)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한미일 3자비공식 협의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켈리 차관보는 특히 북한이 미 민간대표단에게 고농축 우라늄 핵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는 주장에 대해 자신이 지난 2002년말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은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 분명히 시인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켈리 차관보는 북한은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과 플루토늄 프로그램 및 핵무기를 모두 폐기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조속히 응할 것을 촉구했다. 켈리 차관보는 용산기지 이전과 주한미군 한강 이남 이동배치에 대해 "이는 양국간 결정사항으로 미국의 대한방위공약에 손상은 없을 것"이라며 이는 양국간 이전비용과 전반적인 부대 배치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믿을 만한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미 민간대표단의 방북을 허용하면서 이를 미 정부차원 방북인 것처럼 인상을 심어주려는데 대해 켈리 차관보가 쐐기를 박은 것"이라며 한미일 3국은 2월중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고 협의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6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인 이 차관보는 북한이 조건없이 베이징 6자회담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야부나카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일본은 북핵과 미사일 및 일본인 납치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그같은 현안이 해결돼야 북일관계 정상화와 경제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3국은 21일에 이어 이날 워싱턴 국무부에서 양자간 회동에 이어 3자 협의회를 갖고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북핵현안 타개방안을 심도있게 협의했다. 한미일 3자 정책협의회는 지난 6-10일 미 민간대표단의 방북과 13일 한일간 도쿄 북핵협의 그리고 13-14일의 한미, 미중간 잇단 워싱턴 협의에 이어 이뤄져 주목을 끌었다. 특히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20일 의회 국정연설을 통해 북한의 핵폐기를 거듭촉구하고 미 상원외교위가 20-21일 북핵 청문회를 열어 방북대표단의 북한 영변 핵시설 시찰결과에 관한 증언을 청취한 가운데 한미일 3자 협의회가 열려 북핵문제 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