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년간 은행권의 최고 인기상품으로 꼽히던 개인연금신탁 등의 수익률에 비상이 걸렸다. LG카드 채권에 대한 충당금 등의 부담으로 수익률이 크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신종적립신탁 근로자우대신탁 개인연금신탁 비과세장기신탁 등 네 가지 대표 신탁상품의 배당률이 최근 일제히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특히 근로자우대신탁의 경우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평균 배당률이 마이너스 78.65%로, 신탁상품 판매사상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비과세장기신탁의 경우 마이너스 34.68%, 개인연금신탁 마이너스 13.69%, 신종적립신탁 마이너스 7.49%의 배당률을 각각 기록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 10일 LG카드 채권에 대한 충당금을 일시에 적립하면서 마이너스 배당률이 발생했다"면서 "고객이 환매할 때는 가입 이후의 평균 배당률을 적용하기 때문에 원금손실까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의 개인연금신탁에는 현재 총 2조1백67억원, 신종적립신탁 1조8백5억원, 비과세장기신탁 7천6백5억원, 근로자우대신탁 1천6백58억원 등이 각각 적립돼 있다. 이들 신탁상품은 지난 2000년부터 가입이 중지됐으며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 원리금을 찾을 수 있는 개방형이다. 외환은행의 개인연금신탁 배당률도 지난 16일 현재 연 0.24%(이달 평균)를 기록했다. 같은 날 신종적립신탁 배당률은 연 0.9%였다. 이는 이달 2일의 3.68%, 2.42%보다 훨씬 떨어진 수치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LG카드에 대한 충당금을 적립해 나가면서 수익률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흥은행 신종적립신탁도 지난 16일 현재 연 0.27%(이달 평균)의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SK글로벌 채권에 대한 충당금을 지난 1년간 적립해 오면서 배당률이 저조한 편"이라며 "향후 LG카드 채권에 대한 충당금까지 쌓을 경우 배당률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경우도 LG카드 채권에 대한 충당금 적립시기 등에 따라 신탁상품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