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새해 벽두부터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을상대로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이고 있다. 북한은 17일부터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의 왕자루이(王家瑞) 부장을 단장으로하는 당 대외연락부 대표단을 초청해 친선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신병 이상설이 나돌던 노동당 중앙위원회 김기남 비서는 17일 평양에 도착한 중국대표단을 만나 환담하고 저녁에는 평양고려호텔에서 환영만찬을 열었다. 양측은 만찬에서 "전통적인 조-중 친선 강화 발전을 강조했다"고 평양방송은 전했다. 북한은 2001년 2월(당시 왕자루이(王家瑞) 부부장)과 2002년 7월(카이우(蔡武)부부장), 지난해 8월(류훙차이(劉洪才) 부부장)에도 중국 대외연락부 대표단을 각각초청해 양국간 전통적 친선관계를 다짐한 바 있다. 석하룡 과학원 2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과학원 대표단은 중국 조선족과학기술자협회 초청으로 10~16일 옌볜(延邊)대학과 지린(吉林)대학, 랴오닝(遼寧)발해대학 등을 참관하고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또 리동호(李東浩) 체육지도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체육대표단은 10~16일 중국을 방문해 위짜이칭(于再淸) 국가체육총국 부국장과 '2004년 체육교류협의서'를 체결했다. 북한은 일본과 미국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계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일본 외무성 고위급 대표단을 13-17일 평양으로 불러 일본인 납치피해자가족들의 귀국을 포함한 납치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정부간 회담 개최 문제 등을협의했다. 이번 접촉에서 북-일 정부간 회담재개에 합의하지는 못했으나 일각에서는 이를양국관계 진전의 청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18일 일본 외교관들의 평양방문을 비롯 ▲여객기 납치 후북한으로 도피했던 일본 적군파 가족의 일본 방문 ▲피랍 일본인 가족을 3월20일까지 일본으로 송환하겠다는 북한의 제안 등 일련의 조치를 관계개선 신호라는 평가를내놨다. 이밖에 북한이 미국의 핵 군축 전문가 존 루이스 박사, 핵무기 전문가인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 등 민간 방문단을 10~16일 초청해 영변 핵시설을 참관시킨 것도 대북협상 속도를 높일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하는 대미 압박차원으로 해석됐다. 북한이 연초부터 대외 접촉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대미, 대일관계를개선해 내부 경제개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여 올해 대외활동이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