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2:15
수정2006.04.01 22:17
"국내 최고의 원로 과학자와 해외 노벨상 수상자들이 참여하는 대학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생각입니다."
제4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으로 선출된 정근모 호서대 총장(64)은 "현직에서 은퇴한 과학자들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36명의 해외 노벨상 수상자와 6백여명의 국내 석학으로 구성된 과학기술계 최대 원로 모임.
정 신임 원장은 조완규(1대) 전무식(2대) 한인규(3대) 원장에 이어 다음달부터 3년간 한림원을 이끌게 된다.
"미국이나 프랑스에서는 원로 과학자들이 국가 과학기술 회의에서 중추 역할을 할 정도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프랑스의 경우 한림원 총회에서 대통령이 원로들의 뒷자리에 앉을 만큼 선배 과학자를 예우하고 이들의 경험을 최대한 국정에 활용하고 있지요."
정 원장은 "우리나라도 원로 과학자들이 국가 과학기술 정책 수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이 많을 것"이라며 "그같은 점에서 앞으로 과학기술한림원의 역할이 커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과학기술한림원과 인연이 깊다.
과기처 장관을 지내던 1994년 한림원 설립에 크게 기여했고 현재 종신회원으로 몸담고 있다.
그는 또 한국 국적 과학자로는 처음으로 미국 공학한림원 회원으로 선정됐으며 스웨덴 왕립공학한림원 회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미국 한림원 회원으로 뽑혔을 때는 현지 한림원 건물 앞에 태극기가 처음으로 내걸린 걸 보고 가슴 뭉클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정 원장은 "앞으로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을 미국 스웨덴 프랑스 영국 등과 견줄 수 있는 세계 5대 한림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6백여 회원들이 가진 지식과 경험은 가치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라며 이를 잘 활용해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정 원장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미시간 주립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과학재단 수석정책심의관,한국과학기술원 부원장,한국과학재단 이사장,국제원자력기구(IAEA) 의장,과학기술처 장관 등을 거쳐 2000년부터 호서대 총장직을 맡아 왔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