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에 가까운 삼성전자의 LCD, 반도체 부문 설비투자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장비주들의 주가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14일 코스닥시장에서 프롬써어티와 리노공업, 대백신소재, 에스에프에이, 케이씨텍 등은 0.11~3.64% 올랐으나 태광, 앤콤 등 반도체.LCD 장비.재료업체들은 오히려 3% 이상 하락했다. 거래소에서도 피에스케이는 4.44% 오른 반면 신성이엔지는 보합세에 머물렀다. 전날 삼성전자는 충남 아산시 LCD단지내 7세대 라인에 단일 투자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2조7천382억원을 투자하고 경기도 화성의 메모리 13라인에도 1조2천1억원을 신규투자한다고 공시했다. 삼성증권 등은 삼성전자의 대규모 설비투자로 인해 장비업체로는 에스에프에이, 프롬써어티, 리노공업, 태광, 케이씨텍, 앤콤, 피에스케이, 아토 등이, 재료업체로는 대백신소재, 네패스 등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수혜전망에도 이들의 주가가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것은 이미 투자확대에 대한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영준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LG필립스LCD, 하이닉스, 동부전자 등이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올해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그러나 이같은 투자확대와 이에 따른 실적호전은 이미 관련업체들의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된 상태인 만큼 지난해와 같은 강력한 주가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대부분의 반도체 장비업종 종목의 주가는 이미 고점을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삼성전자의 투자계획은 새로운 호재라기보다 재료노출의 성격이 강해 '매수 기회'보다는 '이익실현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