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강세가 대서양을 사이에 둔 유럽과 미국간 마찰을 확대시키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프랑스와 독일은 다음달 6일 미국 플로리다 보카 러튼에서 열릴 선진 7개국(G7)재무장관 회담을 통해 달러화의 가파른 하락세 저지 및 유로화의 안정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공동보조를 취하려 하고 있다. FT는 그러나 두나라가 미국 행정부를 설득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전하고 양측 모두 서로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까지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총재들은 유로화 강세와 달러화 약세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는 반면 미국측은 이에 대처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마찰은 특히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총재가 유로화 오름세에 대해 불안감을 표명한지 하루만인 13일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이 사상 최고치에 달한 경상수지 적자를 전세계 금융시스템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처리할 능력이 있으며 미 달러화 약세가 인플레이션을 야기하지도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확대되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한 행사연설을 통해 미 경제와 시장은 지난 2002년초 이후 주요 외국통화에 대해 25%정도 하락한 달러화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지 않다면서 유로화 강세로 유로권 수출업자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유럽 경제국들 역시 주가 상승과 금융비용 하락으로 이득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그린스펀 의장과 회동한 자리에서 급격한 환율변동에 대한 불안감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시스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도 의회에 출석, G7회담에서 달러화가 너무 약세를 보이는 것이 문제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로화는 지난해부터 달러화에 대해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20% 이상 올랐으며 유럽의 정책결정자들은 이같은 유로화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유로권의 수출주도형 경기회복세가 꺾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FT는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수출업자들을 지원하고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달러화 약세를 선호하고 있는 조지 부시 미 행정부가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달러화 강세를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창석기자 kerbero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