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작년 말 보험사들의 퇴직보험 유치실적이 크게 부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 대한 교보 등 생보사들은 퇴직보험 가입건수의 60% 이상이 몰리는 작년 말 기업들을 대상으로 유치경쟁을 벌였지만 실적은 전년대비 20%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보험(신탁)은 기업이 종업원의 퇴직금을 보험사(은행)에 맡긴 뒤 퇴직시 연금 또는 일시금 형태로 종업원에게 지급하는 선진형 퇴직금제도로 대다수 기업이 12월 결산법인이어서 연말에 가입이 집중되고 있다.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의 시장점유율은 7 대 3 정도로 알려져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2002년 12월엔 9천1백69억원의 퇴직보험 유치실적을 올렸으나 작년 12월엔 농협 SK텔레콤 등으로부터 7천1백90억원을 끌어오는데 그쳤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금융권이나 공기업 등을 중심으로 퇴직금 중간정산이 늘고 평균임금 상승폭도 예년에 못미친 탓에 퇴직금 추계액 규모가 줄어든데 따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작년 말 현대자동차 국민은행 현대중공업 포스코 LG전자 KT 등으로부터 5천4백50억원을 유치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1천1백억원 이상 감소한 규모다. 대한생명의 퇴직보험 유치실적도 2002년 말 3천5백억원 수준에서 2003년 말엔 3천억원가량으로 줄어들었다. 생보업계 전체적으론 2조원 규모에 그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올해 기업연금제도가 실시되면 퇴직보험 시장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기업들을 대상으로 퇴직금 회계처리 서비스, 기업복지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퇴직보험에 가입한 기업 가운데 80% 이상은 확정금리형보다 변동금리형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생보사들은 확정금리형에 대해 5.5%의 금리를 적용해 왔으나 작년 말 3.5%로 낮췄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