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미국 EU 캐나다 등의 섬유쿼터가 전면 폐지되는 등 교역 환경이 급변하면서 대구 섬유산업이 또다른 위기를 맞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WTO협정에 따라 내년 말까지 섬유쿼터가 폐지됨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시장을 놓고 중국 등 경쟁국과의 무한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중국의 WTO 가입, 미국의 파키스탄에 대한 수출제재 해제, 미ㆍ베트남 무역협정 발효 등으로 지역 섬유업체의 시장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특히 저임금을 활용해 멕시코 등 중남미와 동남아 동구권 등지의 현지공장 봉제용 직물 수출 물량이 중국과의 직접 경쟁에 돌입하면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섬유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은행 등 주요 연구기관들도 쿼터 폐지에 따라 중국이 오는 2010년까지 세계 섬유시장의 절반을 독식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결국 한국의 주종 품목인 중저가품 시장을 중국 인도 등에 고스란히 내줘야 하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구는 한때 세계 최대 직물 산지였으나 제일모직 코오롱 등 대기업이 철수한데 이어 동국 갑을 삼아 등 중견기업들까지 계속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성기 때 5만대에 이르던 직기대수가 중국 등 후발국으로 팔려나가거나 폐기 처분돼 현재 가동되고 있는 것은 1만8천여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제품 개발력이 없는 영세업체의 경우 절반 이상이 구조조정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이정인 대구경북개발연구원 실장은 "산업용 소재와 복합기능직물들의 경쟁력이 있는 품목의 경우 지금도 매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설비투자도 계속되고 있다"며 "이들 틈새상품을 집중 육성하는 새 전략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