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 가격이 국내 주식시장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달러화 약세로 달러 표시 자산이 다른 투자대상을 찾으면서 원자재와 주식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되고 있다. 올 들어 외국인의 공격적인 주식매수는 달러 자산이 해외투자 대상을 찾고 있는 데서 나타난 현상이다. 또 금값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초강세를 나타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원자재 가격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조짐이 나타난다면,주식시장도 약세로 돌아설 것임을 알려주는 전조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 사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전통적으로 주가 강세의 시그널로 해석돼 왔다. 원자재 수요 증가는 경기 호조를 반영한 것으로 간주돼 주식시장의 강세로 이어져 온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주가 급등세는 경기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금값이 폭등하고 석유값이 이라크전쟁 수준으로 올라간 데는 달러화 표시 자산의 유입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며 "달러 약세에 따른 대체투자수단으로 원자재가 급부상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달러 약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달러 표시 자산은 크게 두 군데로 움직이고 있다. 하나는 아시아 등 이머징국가 주식시장이고,또 다른 하나는 원자재가 꼽힌다. 오 연구위원은 "미국의 연방 콜금리가 1% 수준의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 약세마저 지속된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다른 대체수단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가 이어질지를 알 수 있는 단초로 원자재 가격을 주목해야 한다고 오 연구위원은 강조했다. 원자재 가격이 추세적으로 하락한다면,외국인의 매수세가 약화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시그널로 볼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