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일모직은 일년 내내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했다.


패션업종의 대표주라는 점 때문에 내수 소비 위축에 따른 패션주의 동반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제일모직 주가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실적이 지난해 3분기로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과 함께 화학사업부 및 전자재료 사업부의 실적 개선이 서서히 부각되기 시작되면서부터다.


제일모직은 섬유에서 화학으로 업종 변신에 성공한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패션업계의 대표주자였던 이 회사는 외환위기 전인 1996년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직후다.


26개 패션 브랜드 가운데 경쟁력이 떨어지는 10여개를 정리했다.


갤럭시 빈폴 아스트라 등 고급 브랜드만 남기는 강수를 뒀다.


이와 함께 화학 부문을 강화했다.


고기능성 수지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주력했다.


모니터용 난연 플라스틱 수지는 2001년 말 기준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1위(36%)에 오를 정도로 경쟁력이 생겼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전자 소재 분야를 집중 육성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제일모직은 지난 2002년 매출액 기준으로 화학(전체 매출의 43.8%) 패션(41.9%) 직물(11.0%) 전자(3.3%)의 4개 분야로 사업부문이 다각화됐다.


패션전문업체라는 틀에서 완전히 벗어난 셈이다.


제일모직의 올해 실적은 이 회사의 성장을 이끄는 두 축인 화학사업부와 전자재료사업부의 수익성에 달렸다.


전문가들은 △화학주분 주요 제품의 국제 수요 증가 △전자재료 부문의 신규사업 진출로 매출 증가 등이 이 회사 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화학부문의 경우 원재료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제품가는 지속적인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개선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증권 유영국 연구원은 "지난해 11%대에서 주춤했던 영업이익률이 화학 부문의 개선으로 올해는 12%대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14%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수익성이 저조했던 직물부문과 패션부문도 4분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직물부문은 지난해 60%대의 가동률에서 올해는 70% 이상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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