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성 제도가 시행된 이후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는게 약정할인제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큰 부담 없이 단말기를 교체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약정할인제는 고객이 일정기간 가입을 약속한 대가로 월 사용료를 일정비율로 감면해주는 제도.지난해 9월 LG텔레콤이 처음 선보였지만 번호이동성 제도 시행에 맞춰 SK텔레콤과 KTF가 전격 도입했다. 이동통신 3사의 약정할인제도는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 적용 내용은 각 사별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보는게 좋다. ◆ 약정할인제로 공짜단말기 가능한가 =약정할인제에 가입해 할인받은 요금을 단말기 할부금으로 내면 단말기를 공짜로 받는 효과가 있다는게 이동통신 3사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월 사용요금을 많이 내는 일부 고객만 해당한다. 예를 들어 월 3만원의 요금을 내는 고객을 보자. 24개월 약정할인제를 선택할 경우 실제 월 할인금액은 2천원에 불과하다. 단말기 가격이 30만원이라고 하면 24개월 할부를 하더라도 월 1만2천5백원을 내야 한다. 따라서 할인금액으로 할부금을 낼 수 있는 고객은 그리 많지 않다. ◆ 각 사별 약정할인제의 차이 =KTF는 기존 모든 요금제에 약정할인제를 적용하지만 LG텔레콤은 기본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제도에 적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아예 기존 요금제도와 분리해서 약정할인제를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KTF에 가입한 고객들은 장기 가입 할인 혜택과의 차이를 비교해 보고 할인폭이 더 많은 쪽을 선택하는 것이 요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LG텔레콤의 경우에는 사용량이 적은 고객이라면 약정할인제를 채택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약정할인제가 적용되는 요금상품은 통화량이 적은 고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대부분 기본요금이 높다. SK텔레콤의 약정할인제는 후발사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할인폭이 작다. 또 기본료와 분당 통화료도 일반 상품에 비해 더 비싼 경우도 있다. ◆ 약정할인제의 한계 =KTF와 LG텔레콤의 경우에는 장기 가입 고객에 대해 5∼15%의 요금을 할인해 주고 있다. 그러나 약정할인제를 선택하면 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LG텔레콤과 SK텔레콤은 약정할인 상품이 별도로 운영된다. 따라서 본인의 사용 패턴과 통화시간 등에 따라 약정할인이 적용되지 않는 상품을 선택했을 경우 요금이 더 싸게 나올 수 있다. 약정할인제는 또 일정기간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중도에 해지할 경우 그동안 받은 혜택의 상당부분을 위약금으로 물어내야 한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