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달여동안 조정을 받던 삼성전자가 급상승하며 50만원대를 돌파했다. 9일 삼성전자 주가는 8.32% 오른 50만8천원에 마감됐다. 이날 삼성전자가 기록한 50만8천원은 지난1975년 삼성전자가 상장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가총액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급등으로 종합주가지수도 840선을 넘어섰다. ◆노키아 효과와 반도체지수 상승 전날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4% 급등했다. 노키아는 예상치를 웃도는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두가지 소식은 삼성전자에 대한 폭발적인 외국인 매수를 불러왔다. 이날 모건스탠리,메릴린치,ING,도이치,CLSA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로 70여만주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반도체지수 상승은 IT주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노키아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은 경쟁 격화로 수익성 위축이 우려됐던 휴대폰업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가능케 했다. 이는 반도체 LCD 휴대폰 등 IT 전 영역을 포괄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매력을 크게 높였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현대증권 김장렬 연구원은 "노키아 실적 중 영업이익률의 급격한 상승은 휴대폰 단가인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상최대로 예상되는 실적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영증권은 삼성전자 4분기 매출액을 14조1천8백40억원,영업이익은 2조5천2백84억원으로 예측했다. 동부증권은 매출액을 12조5천1백11억원,영업이익을 2조8백31억원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 진영훈 연구원은 "플래시메모리와 LCD 사업의 급성장에 힘입어 과거와 달리 반도체D램 가격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4분기 LCD사업부 매출액은 1조8천억원으로 D램 매출액(1조6천억원)을 사상 처음으로 추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가총액 1백조 시대 열릴까 삼성전자 주가가 50만원을 돌파하면서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재평가 논의도 뜨거워지고 있다. 이날현재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77조원.주가가 70만원을 기록하면 시가총액이 1백조원을 넘는다. 크레디리요네증권아시아(CLSA)는 삼성전자 주가가 연내 71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CLSA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토퍼 우드는 "99년 당시의 기술주 랠리가 부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릴린치 이원기 전무는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로 한국 증시의 저평가 현상도 해소될 수 있다"며 "국내 투자자들이 매수에 참여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