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 장관들과 사실상의 여당인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경기 침체'의 원인을 놓고 설전(舌戰)을 벌였다. 7일 오전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다른 경제부처 장관들과 함께 새해 인사를 겸해 열린우리당 김원기 공동 의장과 정세균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를 면담하는 자리에서 가벼운 신경전을 벌인 것. 정세균 의장이 경제부처 장관들에게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목표치를 밑돈 점을 감안해 올해 목표치를 6%에서 더 올려야 한다"고 말하자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이 "경제가 정치에서 해방되면 성장률이 1∼2%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맞받은게 설전의 발단. "정치권 도움을 받으면 (초과 성장률이) 2∼3%는 될 것"(김 부총리)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이 국회를 통과하면 (경기 문제가) 일시에 해소될 것"(허상만 농림부 장관)이라는 얘기도 정부쪽에서 나왔다. 그러자 이우재 의원이 "경제가 관료주의에서 해방되면 1∼2% 더 성장할 것"이라고 받아 넘기면서 토론이 이어졌다. "행정부가 기업에 간섭만 안 하면 경제가 잘된다"고 운을 뗀 이 의원은 "관(官)에서 이것저것 따지고 자기 보신만 하니까 구로공단에 입주한 제조업체들이 다 떠난다"며 "규제를 풀려면 다 풀라"고 주문했다. 이 의원은 "내가 며칠밤을 새워 관련법을 공부해보니 정말 이 땅에서 '기업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라"며 "제대로 문제를 파악해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장관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김원기 의장도 "각 정부 부처에서 열심히 하면서 정치권과 대화하고 협조하면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거들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