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타대 후반을 치는 사람은 안 물어보는 데도 가르치려고 안달이다.80타대 초반을 치는 사람은 물어보면 알려주고 싱글을 치는 사람은 예의를 갖춰야 알려준다.프로는 돈을 줘야 가르쳐 준다.' 누구든지 필드에서 고수로부터 원포인트 레슨을 받아 크게 도움이 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연습장과는 달리 필드에서는 실전이기 때문에 장단점과 강약점이 그대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고수는 상대방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좀처럼 입을 떼지 않는다. 더 깊은 내공을 쌓아 스스로 터득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어쩌다가 '저,뭐 고칠 것이 없나요?'라는 질문이라도 듣게 되면 '다 괜찮은 것 같은데 열심히 치세요.골프라는 게 다 시간이 걸리는 거죠.' 이런 선문답을 한다. 연습장에 자주 갈 수 없는 나로서는 필드에 나갈 때마다 동반자중 한명은 반드시 마음 속으로 '사부님'으로 정해 놓고 적절한 기회를 봐서 원 포인트 레슨을 청하고 있다. 이때 나 나름대로 터득한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첫째 아웃코스 9홀을 돌 동안에는 절대 질문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리듬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한꺼번에 여러가지를 묻지 않고 한두가지에 초점을 맞춘다. 셋째 9홀을 돌고 나면 실기를 배우고 18홀을 돌고 나면 이론을 배운다. 넷째 다른 동반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조심한다. 다섯째 반드시 예의를 갖춰 청하고 진지하게 경청한다. 여섯째 학습한 것을 응용해 보고 피드백한다. 이때 감사를 표한다. 골프장은 '배움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학습의 장이다. 요즘은 평생학습의 시대다. 기업에서도 끊임없이 공부하는 '학습 인간'을 선호한다. 임직원 전체가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습득해 높은 성과를 내는 조직을 '학습 조직'이라고 한다. '개인 벤치마킹' 제도를 권유하는 기업도 있다. 사내외에서 본받을 만한 인물을 정해 놓고 창의적으로 모방하는 학습방법이다. 그 사람은 어떻게 판매왕이 됐을까? 그 사람은 왜 고객들로부터 인기가 있을까? 골프는 만점이 없는 게임이다. 그러니까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다. 혼자서만 묵묵히 연습 한다고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스승이 있어야 한다. 타이거 우즈도 스승이 있고 박세리도 스승이 있다. 프로처럼 전담스승을 모실 수는 없지만 아마추어들도 가끔씩 자신보다 고수들과 어울리고 그 중에서 한사람을 스승으로 모시면 기량은 향상될 수밖에 없다. 단 남편이나 아내는 스승으로 모시지 않는 게 좋다. 골프 배우다가 집안 뒤집어진다. 경영컨설턴트·경영학박사 yoonek18@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