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 유치 4년째 감소] '동북아중심' 첫해부터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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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가 '동북아 경제 중심'을 국정 아젠다로 정했지만 출범 첫해 외국인 투자유치 성적은 낙제 수준을 면치 못했다.
투자유치 규모가 지난 9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물론 감소폭도 2000년 이후 가장 컸다.
정부는 이같은 투자 부진을 세계적으로 해외 직접투자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감소세가 두드러진 데다 투자금액에서도 차이가 커 한국만의 '특수상황'이 한 몫 한 것으로 지적됐다.
◆ 노사관계 안정이 우선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64억7천만달러의 외국인 투자는 역대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99년 1백55억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결과다.
특히 지난 2000년 이후 외국인 투자는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감소율을 나타내며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외국인 투자 감소 주요인으로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이라크 전쟁 등으로 다국적 기업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 등을 꼽았다.
김도훈 산업연구원(KIET) 동향분석실장은 그러나 "노사 불안과 무분별한 집단 이기주의가 외국인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 미국이 여전히 '투자대국'
지난해 유럽연합(EU)의 대(對)한국 투자는 30억6천만달러로 전체 외국인 투자의 19.2%를 차지, 미국을 밀어내고 최대 투자 지역으로 부상했다.
미국의 대한 투자는 12억4천만달러로 전년보다 72.4%나 감소했다.
그러나 이같은 EU 투자 실적의 대부분은 극동건설 경영권을 인수한 론스타 등 미국 기업들이 유럽 지역의 은행을 통해 투자자금을 입금해 일시적으로 투자금액이 늘어난 측면이 컸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미국 기업이 제3국의 은행 등을 경유해 한국에 투자한 금액을 고려하면 예년에 비해 큰 감소세는 아니다"고 말했다.
투자 규모별로는 1억달러 이상 대형 투자가 전년보다 46.9% 줄어든 반면 1천만∼1억달러 투자는 10.2% 늘어 중소 규모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유형은 공장 설립형(Greenfield) 68.7%, M&A(기업 인수·합병) 31.3%로 나타났다.
◆ 서둘러 내놓은 외자유치 촉진 대책
정부는 부진한 외국인 투자를 늘리기 위해 올해부터 '현금지원제'와 프로젝트 매니저 제도를 9일부터 시행한다.
현금지원제는 외국인 기업이 1천만달러 이상을 들여 첨단산업 분야 공장을 신ㆍ증설하거나 5백만달러 이상을 투자, 연구개발(R&D) 시설을 지을 경우 총 투자금액의 일정 부분을 현금으로 보상해 주는 제도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외국인 투자 상담부터 인ㆍ허가 사업 개시에 이르기까지 투자의 전과정을 밀착 지원하게 된다.
또 외국인 학교와 병원 약국 주택 창업보육센터 등을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시설로 정하고 국공유 재산의 임대료를 1백% 범위 내에서 감면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임채민 산자부 국제협력투자심의관은 "이들 외국인 투자대책이 본격 효과를 낼 경우 올해 80억달러의 외국인 투자유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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