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가장 춥다는 소한인 6일 대구지역은 낮 기온이 10도 가까이 오르는 등 때아닌 초봄 날씨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상고온으로 울고 웃는 진풍경이 교차하고 있다. ◇각종 축제 등 운영 차질 = 눈꽃 열차 운행으로 유명한 경북 봉화군은 올 겨울들어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군은 서울 청량리역에서 봉화 승부역을 연결하는 눈꽃열차를 작년 12월 24일∼30일 1차 운행한데 이어 지난 2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예정으로 2차 운행에 들어갔다. 남한에서 가장 추운 곳 중의 한 곳인 봉화군 춘양면과 인접한 승부역 주변의 설경을 만끽할 수 있도록 마련된 여행이지만 눈이 거의 내리지 않고 있어 하루평균 400여명에 이르는 관광객은 물론 주변 상인들까지도 울상을 짓고 있다. 얼음동산과 자연휴양림으로 유명한 대구 비슬산도 사정은 비슷해 어렵게 조성해놓은 얼음동산의 관리는 물론 오는 10일부터 이틀간 열릴 예정인 얼음조각 대회가차질을 빚지나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해발 고도가 높아 낮 시간 이외에는 영하의 기온을 나타내고는 있지만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낮 시간대에는 계곡을 따라 형성된 얼음동산이 조금씩 녹아내리고 있어관리사무소측이 밤 시간을 이용해 얼음동산 전체에 물을 뿌리는 등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난방용품 매출 부진 = 이상 고온은 난방용품이나 겨울 옷 등의 매출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구시내 한 백화점 관계자는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손님이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겨울답지 않는 날씨로 난방용품과 겨울의류 매장 등은 지난해 대비 평균 20%정도 매출이 줄었으며 당분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구 칠성동 한 쇼핑몰 또한 2∼3주 전만 해도 니트류와 내복, 전기스토브, 가습기, 전기요, 전기히터 등 겨울상품 판매가 예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10여일 전부터손님들의 발길이 거의 끊긴 상태다. 이 쇼핑몰 관계자는 "며칠 전부터 아예 봄 의류를 판매하기 시작했다"면서 "날씨 변화에 따라 상품을 신속하게 교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생활 패턴의 변화로 인한 '희비' = 춥지 않은 날씨로 시민들은 집에만 머물러있지 않고 가족이나 친구 단위로 교외로 떠나고 있다. 주말인 지난 3일과 4일 대구에서 경주 감포나 포항 등지로 향하는 국도에는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등 명절을 방불케 하는 교통 체증을 보였다. 스키나 눈썰매 등 겨울철 레저 활동을 즐기기 위해 좀 더 추운(?) 강원도나 전북 무주 등으로 떠나는 시민들도 점차 늘고 있으며 대구시내 여행사에는 관련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수단들도 바깥 나들이를 나서는 시민들덕분에 이용 승객 수가 부쩍 늘어나는 추세이며 극장가나 24시간 편의점도 반사이익을 적잖게 누리고 있다. 반면 비디오대여점이나 홈쇼핑 업체 등 날씨가 추워야 매출이 오르는 업체들은상대적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이상 고온이 반가운(?) 경우 = 반면 이상 고온이 반가운 사람들도 있어 서민과 농민, 각종 시설 관계자들은 난방 비용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어 다행스럽다는반응이다. 비닐하우스에서 딸기재배를 하고 있는 경북 고령지역 농민들은 포근해진 날씨덕분에 난방용 전기 사용량을 대체로 하루 평균 30% 가량 줄일 수 있어서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 코끼리와 침팬지 등 추위에 민감한 동물을 중심으로 축사 보온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대구 달성공원 또한 지난해 1월 900만원 가량의 난방비가 소요됐으나 올들어서는 따뜻한 날이 지속돼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한 달 600만원 대로 난방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양로원과 요양원, 아동복지시설, 경로당 등 복지시설에서도 예년에 비해 줄어든 난방비용으로 한 시름을 더는 모습이다. (대구=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yong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