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 등 일부 산업의 고성장에도 전체 취업자 수는 1995년 이후 5년 동안 50만명 이상 감소해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이 고착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우리나라의 고용구조와 노동 연관효과'에 따르면 2000년 국내 산업의 평균 취업계수(생산액 10억원당 필요한 취업자 수)는 12.2명으로 5년 전인 95년(16.9명)에 비해 4.7명 줄었다. 특히 제조업의 고용창출능력 약화가 두드러졌다. 제조업 취업계수는 95년 8.6명에서 2000년엔 4.9명으로 50% 가까이 급락했다. 10억원어치의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예전엔 약 9명의 인력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5명 미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제조업 가운데 특히 정보통신산업의 취업계수는 같은 기간 10.1명에서 4명으로 절반 이하로 뚝 떨어져 고용창출능력 약화의 주요인이 됐다. 서비스업의 취업계수도 25.7명에서 18.2명으로 크게 낮아졌다. 이와 함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씩 높아질 때마다 새롭게 늘어나는 일자리 수도 △90년 11만2천명 △95년 10만5천명 △2000년 9만6천명 등으로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