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의 올해 경영화두는 '성장기반 확보'다. 포화상태에 이른 이동전화 시장에서 '성장엔진 잃은 만년 2위'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의식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 가입자수는 1천여만명 선에서 정체를 보였으며 가입자들의 무선인터넷 사용비중도 소폭 증가에 그쳤다. KTF의 저성장 우려는 작년 주가흐름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코스닥지수가 안정세를 유지했지만 KTF 주가는 작년 한햇동안 35% 이상 떨어졌다. 외국계 펀드 자금이 활발히 유입된 상황에서도 KTF 외국인 지분율은 작년초 19%에서 연말 8%대로 급락했다. "대주주인 KT의 3천억원어치 주식매입 등까지 감안할 때 최악의 주가 흐름이었다"(동양종금증권 이영주 연구위원)는 평가다. 그러나 올들어 상황이 바뀌고 있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요인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번호이동성(휴대폰 번호는 그대로 유지한 채 이동전화 회사를 바꾸는 것) 제도가 대표적이다. 올 6월까지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 가입자를 후발사업자(KTF와 LG텔레콤)가 끌어갈 수 있어 KTF에는 유리하다. KTF는 이미 올 들어 4일동안 1만2천여명의 '011 가입자'를 확보했다. 회사측에서도 "성장성 회복을 위해 번호이동성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남중수 사장)는 방침이다. 동원증권 양종인 수석연구원은 "011 고액 사용자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성장 전망이 달라질 것"이라며 "올 1분기중에 대략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는 통신 유·무선통합서비스 실시 여부도 관심대상이다. 이동전화와 일반전화,초고속인터넷 등을 한데 묶는 통합서비스가 도입될 경우 KTF는 상당한 성장 모멘텀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주식 수급여건은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주가가 단기간에 급락,가격 매력도가 높아졌다. 단기 고점이던 작년 10월 중순 이후 주가는 25% 가까이 떨어졌다. 특히 지난달 16일부터 24일까지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주가가 하락하며 사상 최저가를 잇따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주가수익비율(PER)은 7.9배(올해 예상실적과 2일 종가기준)로 작년초 이후 처음으로 SK텔레콤보다 낮아졌다. 팔기만 하던 외국인도 작년 폐장일과 올 개장일에 잇따라 매수에 나서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오는 3월 중순까지 9백여억원의 자사주 매입 자금도 대기중이다. 동원증권 양 연구원은 "작년 이익금 중 35%를 올해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등으로 주주들에게 돌려주기로 하는 등 주주 중시 경영이 자리를 잡고 있어 상반기중 우량 가입자 확보와 무선인터넷 사용확대에 성공할 경우 주가는 상승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