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장사 초보인 허 사장이 사업초기 육류파동에도 흔들리지 않고 버틸 수 있는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입지다. 허 사장의 음식점 주변 상권은 일단 허술해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신경을 써서 보면 알짜배기 상권이다.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이 갈만한 먹자골목이 가까이에 형성돼 있지 않다. 결국 마포구청 쪽으로 건너올 수 밖에 없다. 주말 유동인구가 몰려오는 좋은 입지다. 대로변은 아니지만 주택가로 들어가는 초입에 위치,시간에 쫓기는 맞벌이 부부들을 끌어들이기 좋은 장소다. 이 때문에 평일과 주말 손님이 골고루 분포된다. 주말에는 가족손님 중심,평일엔 가족과 직장 손님이 골고루 섞이는 구도다. "당초 점포를 고를때 오피스가 밀집한 강남 테헤란로를 헤집고 다녔었는데요,주말에 썰렁할 것 같아 포기한게 오히려 잘한 것 같아요." 동네특성을 파악,차별화 전략을 꾀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허 사장은 식당 문을 열기전 이 일대 음식점들을 꼼꼼히 살펴봤다. 고깃집들은 거의 드럼통을 식탁으로 꾸미고 그 주위를 빙 둘러앉는 식이었다. 가족단위로 아이들을 앉히고 편히 식사할만한 깔끔한 식당이 전무했다. 이에따라 내부를 온돌식으로 꾸미고 깨끗한 식탁을 배치했다. 가족손님을 배려,편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메뉴의 특성도 사업초기의 버팀목이 됐다. 최근 떠오르는 아이템으로 꼽히는 샤브샤브에 가장 대중적인 삼겹살을 접목,장사 초기 실패확률을 최대한 줄였다. 우연하게도 마침 광우병 파동이 일었지만 돼지고기 메뉴가 있어 이를 너끈히 극복할 수 있었다. 직장 손님을 겨냥한 점심식사 메뉴는 이중의 보완장치다. 주방에서 자체 개발한 비빔밥은 점심시간의 인기 메뉴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