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김지미씨가 영화 '비구니' 촬영을 위해 삭발을 했습니다.현장을 보시겠습니다." 지난 1984년 4월 KBS 2TV '연예가중계' 첫 방송에서 안방에 전한 연예가 소식중 하나이다. 당시만 해도 신문 사회면에 '△△△ 음주 운전' 기사를 제외하곤 스크린이나 브라운관 밖의 연예인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고 한다. 대중의 스타, 연예인을 TV프로그램이라는 그릇에 담은 '연예가중계'가 10일 첫방송 후 19년9개월만에 1천회를 맞는다. 연예 정보 프로그램의 맏형이라고 할 수 있는 '연예가중계'가 장수프로그램 대열에 끼일 수 있었던 것은 연예 정보에 대한 대중의 수요 증가와 무관치 않은 듯싶다. 사실 요즘 연예 정보 TV프로그램은 넘쳐나고 있다. '연예가중계', MBC '섹션TV 연예통신' SBS '한 밤의 TV연예' 등 연예 정보 전문프로그램뿐 아니라 아침시간 주부대상 토크쇼 프로그램에도 연예계 소식은 고정 코너로 소개된다. 여기에 많은 케이블.위성TV 채널들이 '연예인'을 콘텐츠로 한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다. 이는 '연예'가 핫 코드로 자리잡고 있는 시류뿐 아니라 제작비를 조금 들이고상대적으로 큰 이득을 거둘 수 있는 방송사의 계산도 한몫 한다. 연예 정보는 높은 시청률을 보장해 방송사의 광고판매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한다. '연예가중계' 연출을 맡고 있는 김영도 PD는 "19년 9개월 동안 방송을 건너뛴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다. 지난해 월드컵대회 때도 빠짐없이 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예가중계'가 순탄한 세월을 보낸 것은 아니다. 시시콜콜한 연예인 신변잡기, '아니면 말고'식 중계, 영화.드라마.CF 간접광고,진행자와 게스트들의 부적절한 언어사용 등등의 비난이 끊임없이 따라다녔다. 결국 '연예가중계'는 지난 가을정기개편에서 이러한 요구를 수용해 프로그램을정비하기에 이르렀다. 연예인 데뷔 과정 등을 소개한 기획코너를 통해 정보의 품질을 높이는 한편 간접광고를 자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프로그램의 태생적 성격상 연예인의 좋은 모습만을 부각시키는 부작용은 '연예가중계'가 언제든지 빠질 위험이 있는 함정이다. 김 PD는 "현장에서 연예인 인터뷰 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연예인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