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검진을 받은 자영업자 K씨(57)는 혈중 전립선 특이항원(PSA) 수치가 정상(4ng/㎖ 미만)보다 높은 7.5ng/㎖로 나와 정밀검사를 받기 위해 비뇨기과를 찾았다. 혈액검사를 한번 더 해본 결과 혈중 PSA가 8.1ng/㎖로 정상보다 높게 나와 전립선 초음파 검사와 전립선 조직검사를 받았다. 조직검사를 한 결과 초기 전립선암으로 진단돼 근치적 전립선 적출술을 받았다. K씨와 같은 전립선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한국인 남성 암 가운데 증가율 1위를 차지했다. 전립선암은 서구 남성의 암 발생률 1위에 올라 있으며 사망률도 폐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도 노인 인구 증가와 식생활의 서구화로 전립선암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전립선암의 증세와 치료법을 알아본다. ◆ 초기 증상이 없다 =전립선(前立腺)은 남자에게만 있는 일종의 호르몬 기관이다. 방광 바로 아래 있으며 후부 요도를 둘러싸고 있다. 호두알 만한 크기에 무게는 약 20g. 정액의 일부를 생성하는 기능을 한다. 남자는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에 여러 가지 질병이 발생한다. 특히 전립선암은 50세 이후에 잘 나타난다. 프랑스의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도 전립선암으로 사망했다. 전립선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 그러다 종양이 커져 후부 요도 등을 압박하면 소변이 자주 마렵게 되는 등 전립선 비대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또 소변을 볼 때 통증을 느끼고 피가 섞여 나온다. 사정할 때도 통증과 함께 정액에 혈액이 섞여 나오기도 한다. 전립선암은 임파선을 통해 골(骨)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가 잘 된다. 혈중 PSA 검사는 전립선암 환자의 혈액에서 발견되는 일종의 단백질인 PSA를 측정하는 것으로 수치가 정상치보다 높으면 전립선암을 의심할 수 있다. 가장 기초적인 진단 방법은 의사가 장갑을 끼고 직장에 손가락을 넣어 직접 전립선을 만져보는 것이다. 이 방법으로 초기 진단을 할 수 있지만 암이 상당히 진행돼도 만져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전립선암이 의심스러울 때는 직장 초음파 검사와 조직검사를 하게 된다. ◆ 조기 발견되면 완치 가능 =전립선암의 치료는 진행 정도에 따라 다른데, 전이가 안되고 전립선에만 국한된 초기일 때는 전립선 적출술이 효과가 있다. 전립선을 적출할 때 복부를 통하는 방법과 회음부를 통하는 방법이 있다. 치료 결과는 큰 차이가 없으나 회음부를 통하는 방법이 수술 부작용이 적다. 암이 다른 부위로 퍼졌거나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남성 호르몬을 차단하는 내분비 요법을 시행한다. 고환을 제거하는 수술이나 주사제 사용, 약물 복용 등의 방법이 활용된다. 전립선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치료 방법에 관한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유전자 치료 및 여러 가지 새로운 약물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전립선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따라서 50세가 넘으면 1∼2년에 한 번씩 혈중 PSA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만약 수치가 높다면 직장 내진, 초음파 및 조직검사 등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가족 중에 전립선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암에 걸릴 확률이 더 높을 수 있으므로 정기검진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전립선암이 생기는 원인으로는 유전, 고(高)지방식 등 식사습관, 환경적 요인 등을 꼽을 수 있다. 따라서 질병 예방을 위해 평소에 올바른 식사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립선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방질이 적고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는게 좋다. [ 도움말 = 김청수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교수, 최한용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 ]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