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든지 더욱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받아 들이겠습니다." 한국경영인협회와 한국경제신문사가 제정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 제1회 수상자로 선정된 윤병철 우리금융그룹 회장(66). 그는 올해로 금융인 생활 43년째다. 인생의 3분의 2를 금융업에 종사해 오면서 그 흔한 스캔들에 한 번도 휘말린 적이 없다. 그만큼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환경변화에 대한 직관력과 적응력이 뛰어난 경영자다. 그러나 정작 윤 회장은 자신이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선정된데 대해 "의외"라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제 현직으로 활동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이 이렇게 의미있는 상을 타는 것은 과분하다"는 것. 최고 경영자(CEO)로서의 기업이념에 대해 묻자 윤 회장은 '사람 중심의 경영'과 '사회와 함께하는 기업'이라고 답했다. "기업을 구성하는 것도 사람이고, 기업의 목적을 실현하는 것도 사람"이라는게 그의 지론이다. 윤 회장은 "따라서 CEO의 역할도 모든 구성원이 열정을 바쳐 자신을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그 열정을 하나의 화음으로 모으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기업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서는 "기업도 사회구성원으로서 사회에서 혜택을 받은 만큼이나 책임도 져야 한다"며 "윤리경영이나 환경경영 외에도 사회가 발전하는데 기여할 다양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그룹이 '사랑의 집짓기 운동' '대한민국 회화제' '국제 아트페어' 등의 행사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는 것도 윤 회장의 이런 철학이 깃든 결과다. 또 윤 회장 자신도 우리금융 CEO라는 직책외에 여러 사회단체에 직책을 맡고 있다. 기업메세나 협회 회장, 예술의 전당 이사, 산학연 발전위원회 회장, 국립발레단 후원회장 등. 이 모두가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중시한데서 나온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윤 회장은 은퇴 후의 구상도 이미 두 가지로 잡아놓고 있다. 하나는 "평생을 몸담아온 금융업에 기여하기 위해 좋은 금융인을 양성하는데 주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신이 만들었고 지금도 회장으로 있는 한국FP(자산관리사) 협회의 사업에 심혈을 쏟겠다는 생각이다. 다른 하나는 바람직한 기업문화를 형성하도록 기여할 수 있는 메세나협회 일에 보다 많은 시간을 쏟겠다는게 그의 바람이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