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도 다 지나가고 있다. 한해를 마감하면서 여러 분야에서 평가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번 칼럼에서는 연초에 전망했던 내용을 점검해 본다. 첫째 경기분야다. 연초 전망은 올 하반기 이후 세계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실제로 세계경기의 회복시기는 비슷했으나 회복정도는 당초 예상보다 강했다. 미국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했던 데다 일본경제가 회복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국내경기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특성상 당초 하반기 이후 세계경제가 좋아지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었다. 현재 경제각료가 중심이 돼 3·4분기를 저점으로 우리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돌아섰다는 시각도 있으나 체감경기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둘째 증시분야다. 연초에는 저금리 추세와 풍부한 유동성,경기회복 요인 등을 들어 세계 주가가 이라크 전쟁 이후 크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세계평균주가는 30% 정도 올라 17년만에 최고상승률를 기록했다. 브라질 주가는 무려 90% 이상 급등했다. 업종별로도 기업실적에 따라 주가수준이 달라지는 차별화 장세가 예상돼 개인들은 주가수준과 연계하거나 주식편입비율이 높은 금융상품에 간접투자할 것을 권유했었다. 올해 주가는 크게 올랐으나 투자주체별로 성과를 보면 차별화 장세로 증시에 직접 참여한 개인들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셋째 금리분야다. 연초에는 경제주체들의 채권보유 정도가 과다수준인 점을 들어 올 하반기 이후에는 채권덤핑현상이 우려돼 시중 실세금리는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었다. 물론 정책금리는 여전히 저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지난 9월 이후 우리 국고채 금리가 1.0%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전세계적으로 시중실세 금리가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11월 이후에는 영국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 정책금리까지 인상해 지난 3년간 지속됐던 세계적인 저금리 시대가 마무리되고 있음을 예고했다. 넷째 환율분야다. 먼저 엔·달러 환율이다. 연초에는 엔·달러 환율이 하락되더라도 일본경제 침체로 인해 달러당 1백10엔 밑으로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일본경제가 예상과 달리 회복세를 보였고 여기에 미국의 쌍둥이 적자가 의외로 심화되면서 엔·달러 환율이 1백7엔대까지 떨어졌다 달러·유로 환율은 연초 예상범위대에서 움직였다. 연초에 유로화 강세국면이 지속되면서 올해 말에는 유로당 1.2∼1.4달러대로 예상했었다. 올해 달러·유로 환율은 5월 말 이후 기복이 있었으나 1.24달러 내외선에서 올 한해를 마감할 가능성이 높다. 원·달러 환율은 연초 전망이 정확했다. 대부분 1천1백원 내외선으로 하락될 것으로 보았던 대내외 전망기관과 달리 올해 연말환율은 1천2백원 내외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었다. 현재 외환시장 분위기로는 연말 환율이 1천2백원 내외선으로 잡힐 가능성이 높다. 다섯째 부동산 분야다. 연초 전망에서는 부동산 투기억제 차원에서 정책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부채-경감 현상(debt-deflation syndrome)'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고원(高原)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았다. 물론 우리처럼 특정지역에 특정 부동산 수단을 목표로 한 타깃팅 정책 때문에 가격이 내린 것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작년 수준을 유지했거나 오히려 올랐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