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는 거대한 문화 박물관이다. 마카오에선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만나고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다. 1553년 포르투갈인이 마카오에 첫발을 내디딘 순간 마카오의 운명은 그렇게 정해졌을지도 모른다. 4백여년에 걸친 포르투갈의 통치는 중국의 토대 위에 유럽을 건설했다. 마카오 여행은 젊음과 낭만의 거리 세나도 광장에서 시작한다. 광장은 마카오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 광장 앞에는 분수대가 끊임없이 하늘을 향해 물을 뿜어내고 있다. 물줄기 사이론 야외 무대가 보인다. 광장 좌우엔 포르투갈양식의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마카오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외국 기업이라는 맥도날드 가게 앞에는 햄버거를 사먹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관광객들의 쇼핑 또한 대부분 이곳에서 이뤄진다. 각종 명품 화장품들이 '세일'간판을 내 걸고 손님을 유혹한다. 옷 값도 싸다. 남대문의 반 가격도 안돼 보인다. 세나도 광장을 뒤로 하고 언덕을 오르면 성바울 성당을 만난다. 17세기 초 종교박해를 피해 나가사키에서 건너 온 일본인들에 의해 건축됐단다. 1835년 화재로 건물 정면과 계단만 남기고 모두 소실됐지만 남아 있는 석조 건축물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은 옛 멋 그대로다. 성당에서의 사진 한 컷은 마치 유럽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마카오엔 20개 가까운 박물관이 있다. 와인박물관,자동차 박물관,해사박물관,소방박물관,종교박물관,주택박물관 등 종류도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곳은 역시 마카오 박물관이다. 이곳엔 오랜 항해를 끝내고 돌아온 뱃사람들의 생활상이 잘 간직돼 있다. 공창과 사창거리,도박하는 광경,도박으로 돈을 잃고 물건을 맡겼던 전당포,'귀뚜라미 싸움'에도 돈을 거는 모습 등은 지금의 마카오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짐작게한다. 세계 10번째로 높다는 3백38m의 마카오타워에 올라서면 마카오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수십 가지의 광동식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뷔페 식당을 거쳐 61층에 올라가면 '스카이웍스'를 경험할 수 있다. 장비를 몸에 걸고 40분간 타워를 한바퀴 도는 짜릿함은 한번 도전해볼 만 하다. 낮의 마카오도 좋지만 마카오는 역시 밤이 돼야 제맛이 난다. '동양의 라스베이거스' 마카오엔 리스보아를 비롯한 10여개 카지노가 밤마다 불을 밝힌다. 인구 45만여명 중 5만여명이 카지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단다. 태풍경보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곤 24시간 영업한다. 마카오의 마지막 즐거움은 식당에서 찾을 수 있다. 동서양의 문화가 뒤섞인 곳답게 요리의 종류도 다양하다. 우리 돈으로 3만∼4만원 정도면 풀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요리의 주재료는 해산물. 센 불에서 단시간에 조리하기 때문에 재료의 맛이 담백하게 살아있다. < 여행수첩 > 마카오의 12~2월 기후는 우리나라 가을과 흡사하다. 여행복은 간편한 단풍놀이 복장 정도면 무리없다. 자유여행사(02-3455-8888)는 내년 2월26일까지 마카오 직항 전세기상품을 운용한다. 1인당 '홍콩.마카오 4일' 59만원,'홍콩.마카오.심천 5일' 69만원. 마카오관광청 한국사무소 (02)778-4402,www.macao.co.kr 마카오=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