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수들이 출몰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골프장이 짜릿한 모험을 즐기는 전세계 골퍼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이 골프장은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약 3백60㎞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한스메렌스키리조트. 1967년 동(銅)광산업체가 지은 이 리조트의 동쪽에는 크루거국립공원이 있고 남쪽은 남아공 최대의 클리블랜드 수렵보호림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동물들의 접근을 막기가 어렵다. 리조트 초입에는 벨벳 원숭이 무리가 진을 치며 관광객들을 맞고 연습그린에서는 풀을 뜯는 흑멧돼지를, 워터해저드에서는 목을 축이는 기린을 자주 볼 수 있다. 골프장 담쪽에 살고 있는 악어는 다른 골프장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해저드'지만 악어에게 물릴 것을 우려해 골프를 포기하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7년 전 4번홀에서 치타가 임팔라를 물어 죽인 사고가 있어 9홀 전체를 폐쇄했었지만 별 문제는 없었다"는 것이 이 골프장 최고령 회원인 레온 파파스(73)의 말이다. 오히려 골프를 즐기며 사파리 관광도 겸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남아공 주민들은 물론 유럽 아시아 미국에서 온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 골프장측은 고압전류 담장으로 맹수의 접근을 막고 관계자들이 매일 아침 맹수가 들어왔는지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은 물론 보험가입을 의무화하는 등 2∼3중의 안전장치도 마련해 놓았다. 색다른 경험을 위해 독일에서 왔다는 반 데르 발트씨는 "엄청나게 큰 기린이 하루종일 우리와 함께 걸어다녔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벨기에에서 온 안세셸씨도 "함께 온 아내가 동물들만 찾아다녔다. 훌륭한 여행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