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이덕훈 행장은 23일 "LG카드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는 은행이 없으면 매각조건을 변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행장은 이날 낮 12시 서울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6개월∼1년이 걸려 처리해야 할 문제를 1개월에 추진하기 때문에 LG카드 처리방안이 완벽하게 짜여져 있지 않다"면서 LG카드 처리과정에서 매각조건의 변경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 행장은 또 "주채권은행으로서 입찰에 직접 나서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원매자가 없을 경우 다른 금융기관과 공동으로 인수하는 문제는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산업은행과의 공동인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 행장은 우리금융의 민영화에 대해 "우리금융의 내재적인 가치가 올라갈 수 있는 방향에서 외국계와 우리 자본이 공평하게 은행경영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국내 자본이 우리금융에 상당 부분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산업자본의 은행 경영참여와 관련해 의결권에 제한을 두고 있는데 관련 법이 개정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우리나라 은행산업 전망과 관련,"하나로 통합된 시장에서는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은행은 하나밖에 남지 않게 된다"면서 "은행간에 생사를 건 경쟁을 거쳐 5년 안에 대형 은행들간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채권단이 이날 오후 5시까지 8개 은행으로부터 인수의향서 제출을 마감한 결과 이를 제출한 은행은 없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인수의향서 마감일자를 26일로 연기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