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시장이 미주 아시아 유럽 등 3개 지역으로 분할되면서 동유럽을 근거지로 삼으려는 다국적 자동차메이커들의 생산기지 재편 작업도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동유럽의 인건비를 활용, 생산비용을 줄이는 한편 향후 수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할 이 지역의 신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다. 폴란드에는 피아트 오펠 폭스바겐 등 완성차업체 외에 엔진 브레이크 기어 타이어 등을 생산하는 50여개의 부품업체가 90년대에 진출,이미 터를 닦아놓은 상태다. 국영 자동차회사인 FSO는 지난 95년 대우가 인수했다. 체코도 마찬가지다. 1990년 이후 자동차산업 분야에 들어온 외국인투자액만 68억 유로에 이르며 전세계 자동차 부품업계의 상위 50개업체들이 대부분 진출해 있다. 스코다(Skoda)라는 로컬 제조업체는 이미 지난 91년 독일의 폭스바겐에 팔렸다. 도요타는 연산 40만대 규모의 소형차 생산공장을 이 곳에 짓고 있다. 헝가리에도 1백40여개의 자동차 관련 외국기업이 진출해있다. 자동차 산업이 전체 산업생산의 14.5%에 달할 정도다. 이미 연간 완성차 3만3천대,엔진 1백만개를 이 곳에서 생산중인 독일의 아우디는 앞으로 10억 유로를 추가로 투자키로 했다. 일본의 스즈키는 현재 8만8천대 가량인 완성차 생산규모를 2005년까지 20만대로 늘일 예정이다. 르노는 내년에 자동차부품 공동물류센터를 설치할 방침이다. 슬로바키아에도 폭스바겐이 연산 22만대의 생산공장을 가동중이며 푸조, 시트로앵 합작법인인 PSA가 2006년 연산 30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박중근 바르샤바 무역관장은 "외국자동차 메이커의 유치를 통해 연관산업의 발전과 고용확대를 노리는 이들 국가들은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바르샤바(폴란드)=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