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하반기 들어 코스닥 우량 종목들을 '싹쓸이'하던 외국인들이 최근 소리소문없이 매물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증권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연말 휴가철을 앞두고 수익률을 확정하기 위해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8일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1백61억원어치를 순수하게 팔아 16일(4억원 순매수) 하루를 제외하고는 11일부터 줄곧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매각 종목들이 인터넷 휴대폰 게임 LCD 등 코스닥 대표 업종의 '간판주'들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반면 개인들은 지난 11일부터 연일 순매수를 기록,외국인 매물을 받아내고 있는 형국이다. ◆외국인 매물 주의보=다음은 지난 11일부터 외국인들이 대량 매물을 쏟아내 당시 27.41%이던 지분율이 20%대 초반으로 뚝 떨어졌다. 이날도 외국인은 다음을 6만주 이상 팔았다. NHN 역시 이 기간 지분율이 23.33%에서 20%대로 내려갔다. 휴대폰부품 업체 세코닉스는 이달 초까지 외국인 지분율이 37%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33%대로 뚝 떨어졌다. KH바텍도 외국인 지분율이 33.27%에서 31%대로 줄었다. 게임주도 비슷한 모습이다. 웹젠은 이달 초 10%대이던 외국인 지분율이 지난주까지 19%를 넘을 정도로 급등했지만 나스닥 상장과 관련된 차익거래 매물이 쏟아지면서 최근 4일 만에 14%대로 급감했다. 이날도 6만주 가까이를 팔아치웠다. 이달 들어 집중적으로 '러브콜'을 받았던 액토즈소프트는 전날 10만주 이상의 외국인 매물로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LCD 대장주 탑엔지니어링도 외국인 지분율이 이달 초 33%에서 27%대로 추락했다. ◆전망=외국인 매물은 일단 차익실현을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펀드 수익률을 확정지어야 하는 연말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들어 저점에서 꾸준히 우량주를 사들인 외국인들은 이미 상당한 평가차익을 내고 있다"며 "코스닥 지수 46∼47선 사이에서의 차익실현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또 "연말 휴가철을 앞두고 매수세가 다시 들어오기는 힘들기 때문에 코스닥시장이 조정 내지 횡보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거래소시장에서 최근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팔고 대신 화학이나 소재주를 사들이는 것과 같은 패턴"이라며 "코스닥에서도 휴대폰부품이나 인터넷 등 IT(정보기술)주에 대한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아모텍이나 파워로직스 등 우량주에 대한 선호는 아직 바뀌지 않아 추세적인 매도 전환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