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을 설명할 때는 아무리 국적을 한국으로 바꿨어도 복잡한 마음이 듭니다."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아름다운 관광한국을 만드는 사람들'에 선정돼 17일 상을 받는 용구혜자(47·다키구치 게이코)씨는 일본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친 일본 태생의 한국인이다. 전남 진도군청에서 관광안내원으로 일하면서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진도의 매력을 알려온 게 벌써 7년째지만 충무공 전첩비에 대해 설명할 때는 여전히 곤혹스럽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그녀는 "일본이 한국을 침략한 것은 사실이고 그 역시 진도 역사의 한 부분"이라며 "이를 바르게 알리는 것이 관광안내원으로서의 당연한 책임"이라고 분명하게 말한다. 일본인 친구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 지난 85년 결혼한 그는 91년 남편의 건강 악화로 남편 고향인 진도로 내려와 한때 삯바느질과 일본어 교습으로 어렵게 생계를 꾸리기도 했다. 그러다 97년부터 일본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군청 관광안내원으로 특채되면서 국적도 바꿨다. 그는 지금까지 수만명에 이르는 일본인 관광객 안내를 도맡와 왔고 지난 8월에는 문화관광 해설사 자격증까지 땄다. 자격증 취득을 위해 진도아리랑 등 남도 민요까지 익혔다. 용구혜자씨는 "과분한 수상"이라며 "가이드를 통해 전라남도를 알게 된 관광객들이 일본으로 돌아간 뒤 고맙다는 편지를 보내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