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신고가 종목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현재 국내 증시가 상승의 초기 단계인 유동성장세에서 실적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되는 실적장세에 본격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16일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1.38%(11.37포인트) 하락한 와중에도 52주(1년)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은 무려 62개(우선주 포함)에 달했다. POSCO 삼성SDI 현대차 태평양 신세계 CJ 등 대형주들이 상당부분 포함됐다. 현대모비스를 필두로 한 대원강업 한일이화 평화산업 동양기전 세종공업 인지컨트롤스 SJM 유성기업 등의 자동차부품주도 신고가 대열 종목들의 큰 축을 형성했다. 한화석화 호남석유 금호석유 한솔케미언스 등 화학주도 상당수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심지어 대한통운 나산 등 실적이 양호한 법정관리기업도 신고가 경신에 동참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750선 이후 국내 증시가 실적장세로 본격 진입하면서 지수는 하락해도 신고가 종목은 속출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향후 상승장에서도 실적에 따른 주가 차별화 현상은 점점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현재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종목들의 가장 큰 특징은 그 동안 주가수익비율(PER)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대형 우량주들이 신고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내년 1분기까지 증시를 낙관하는 외국 및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아직 집행하지 않았던 자금을 이용해 이들 저PER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최근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들은 모두 내년도 실적이 호전될 것이란 공통점이 있다"며 "당분간 신고가 종목들의 주가 강세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