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부터 시작된 아시아 각국 정부와 기업의 해외채권 발행 열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 "한국 홍콩 등 아시아지역 정부와 기업이 해외채권 발행계획을 내년초로 앞당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인상이 본격화되기 전에 보다 유리한 조건에 채권을 발행하기 위한 것이라는게 이 신문의 분석이다. ◆내년 상반기 절정 이를 듯=톰슨파이낸셜은 올 들어 아시아지역(일본 호주 제외) 해외채권 발행 규모가 3백60억달러로 전년(2백50억달러) 대비 40% 이상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 발행액의 약 60%(2백16억달러)가 하반기에 집중됐다고 덧붙였다. 여기에다 한국 홍콩 필리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내년 상반기 중 정부채와 회사채 발행계획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의 경우 내년 상반기 중 국채 10억달러를 포함,모두 28억8천만달러어치를 발행할 계획이다. 필리핀 역시 올해 8억달러의 두배가 넘는 18억달러를 사채발행을 통해 조달한다는 방침이며 최근 빠른 경제성장으로 자금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인도도 내년 초 12억5천만달러 상당의 사채발행을 확정지은 상태다. 맥시모 블랜든 모건스탠리 홍콩글로벌자본시장 담당은 "아시아 해외채권시장은 올해 이례적인 급증세를 보인 데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이런 추세가 더욱 강화돼 지난 한해 수준인 최대 2백5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인상 시기가 변수=지난 9월부터 해외채권 발행이 급증한 가장 큰 원인은 주요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경제의 회복이 가속화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금리를 조기에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4.23% 수준인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내년말에는 4.9%까지 올라갈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 수익률이 오르면 그만큼 채권가격이 떨어져 자금조달 비용이 더 많이 들게 된다는 얘기다. 아시아지역의 경제발전으로 역내 자금시장 사정이 나빠진 것도 이 지역의 해외채권 발행을 재촉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올해만 해도 국내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용이했지만 올 하반기부터 자금 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년 하반기부터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 해외채권 발행은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의 존 프랫 아시아채권 담당은 "채권발행은 내년 중 더욱 활발해지겠지만 연간 규모로는 올해 수준을 간신히 넘을 것"이라면서 "주요국의 금리인상이 얼마나 빨리 이뤄지느냐가 변수"라고 지적했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