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들의 현금 보유액이 크게 늘었다. 14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금융업종을 제외한 5백4개 상장사의 지난 9월 말 현재 현금 보유액은 모두 10조8천2백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조9천7백5억원에 비해 35.86%(2조8천5백86억원) 증가했다. 이는 경기 위축으로 신규 투자가 줄어든 대신 내실 위주의 경영 풍토가 확산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시가총액 상위사 가운데 9월 말 현재 현금 보유액이 가장 많은 곳은 SK㈜로 1조9천6백34억원에 달했다. 이는 1년 전보다 무려 3천9백93%(1조9천1백55억원)나 증가한 것이다. SK㈜가 SK네트웍스에 대한 출자 전환을 준비하느라 유동성 확보에 주력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기아자동차는 전년보다 1백5% 증가한 1조2천4백83억원으로 2위였고 삼성전자는 0.7% 늘어난 1조2천1백4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KT는 현금 보유액이 7천9백68억원으로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중 유일하게 전년보다 감소(14.64%)했다. 올들어 자사주 매입을 늘린 데다 대규모 명예퇴직을 단행함에 따라 퇴직금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