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봉급생활자들이 목돈을 만질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회사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대부분 성과급이나 보너스 등을 12월에 지급하기 때문이다. 실적이 아주 좋은 회사들은 반년치 내지 1년치 연봉에 맞먹는 성과급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회사의 직원들은 '목돈이 들어오면 어떻게 사용할까'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 볼 법하다. 이에 대해 재테크 전문가들은 "우선 빚부터 갚고 투자할 곳을 찾아보라"고 권한다. 투자대상으로는 ELD(주가지수연동예금상품),회전식정기예금,틈새부동산 상품 등을 꼽는다. ◆빚 갚는 게 우선이다 강우신 기업은행 재테크 팀장은 "빚이 있다면 적금을 깨서라도 갚아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의 금리구조상 대출이자 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금융상품을 찾기 힘들 뿐더러 향후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크므로 가능한한 빚을 줄이는 게 좋다는 얘기다. 특히 재테크 전문가들은 "대출금을 갚을 때도 순서가 있다"고 강조한다. 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카드,캐피털,저축은행 등 2금융권 대출은 무조건 상환 1순위"라며 "은행 대출 중에는 연말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기주택마련대출을 가장 늦게 갚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여유자금은 안전하게 목돈을 굴릴 수 있는 방법은 예금,주식,채권상품을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내년에는 경기회복에 따른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금리상승기에 수익을 낼 수 있는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예금상품 중에는 회전식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 상품은 약정 만기가 1년 이상 3년이지만 1개월·3개월·6개월마다 변경된 금리가 적용된다. 회전식 정기예금의 또 다른 장점은 중도해지를 해도 우대금리가 적용된다는 것. 해당 회전기간 경과후 해지를 하면 1회전 기간에 대해서는 약정금리를 준다. 또 1회전 기간 미만에 대해서는 약정이율의 50%를 적용한다. 주식투자는 하고 싶지만 원금손실이 두려운 사람은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이나 주가연계채권(ELS)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이들 상품은 주가지수가 하락하더라도 원금은 보장된다. 예상수익률은 연 0∼7% 정도. 좀더 '과감한 주식투자'를 원한다면 주식형 펀드나 해외펀드에 관심을 둘만 하다. 해외펀드란 투자자금을 외화로 바꿔 외국의 국채나 회사채,주식 등에 투자하는 상품. 피델리티나 슈로더 등 세계적 투자기관들이 운용을 맡고 국내 은행과 증권사들이 판매를 대행한다. 한상언 팀장은 "해외펀드 투자시 주의할 점은 환율변동"이라며 "환차손을 방지하기 위해선 선물환 거래를 통해 환율위험을 헤지하는 해외펀드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채권투자자라면 금리 상승을 이용,싼 값에 채권을 구입한 후 만기까지 보유하는 '바이앤드홀드(buy&hold)'전략을 이용해 볼만 하다. ◆틈새 부동산도 있다 일부 회사들은 연말에 퇴직금을 중간정산하는 경우도 있다.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5천만원이 넘는 목돈이 생긴다면 '틈새 부동산'에도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부동산 상품은 오피스텔.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 재테크 팀장은 "은행대출을 끼고 오피스텔을 매입한 후 이를 월세로 놓으면 은행 이자의 두 배에 맞먹는 임대수익을 낼 수 있다"며 "향후 오피스텔 값이 상승할 경우 매매차익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평당 분양가가 7백만원 미만이면서 월세수요가 많은 오피스텔은 투자해 볼만 하다"고 설명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