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면서 윌버 로스 인터내셔널스틸그룹 회장(66)이 '일자리 수호자'로 재조명되고 있다. 그동안 그는 부실기업들을 헐값에 인수,큰 수익을 남기는 전형적인 '기업 사냥꾼'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입철강에 대한 관세부과,중국산 섬유에 대한 수입제한을 주장하며 보호무역 전사로 변신했다.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12월22일자)에서 커버스토리로 로스 회장의 변신을 소개하면서 그의 투자전략과 개인적 성향을 집중 분석했다. 그가 돈을 버는 방법은 섬유나 철강 같이 미국에서 사양산업으로 분류되는 부도업체를 헐값에 사들인 뒤 대대적인 사업재편과 인력감축을 거쳐 재상장하는 것이다. 투자업체인 로스차일드에서 일하다 3년 전 자기 이름으로 직접 펀드를 설립,벌링턴(직물) LTV(철강) 360네트워크(광통신) 등 부실기업을 잇따라 인수해 정상기업으로 키웠다. 이를 통해 그의 9개 펀드는 최저 8%에서 최고 1백81%의 수익률을 올렸다. 로스 회장은 섬유나 철강 같은 사양업종에 처음 투자했을 때는 '괴짜'로 치부됐으나 최근 들어 "중국이 미국의 일자리를 훔쳐가고 있다"며 관세인상과 무역제재 확대를 공개적으로 제안한 뒤부터 언론과 재계로부터 집중조명을 받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는 소개했다. 이 잡지가 로스 회장을 "아이비리그 교수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묘사한 반면 그는 자신을 '불난 집에 뛰어드는 사람' '기존 가치관을 타파해 새 문화를 수립하는 반체제 혁명가'라고 자평한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