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증시에 미국발 훈풍이 불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가 18개월여만에 10,000선을 돌파했다는 소식으로 12일 종합주가지수는 800선을 훌쩍 넘어섰다.


트리플위칭데이(선물 옵션 개별주식옵션 동시만기)의 터널을 무사히 통과한 다음날 태평양 건너에서 대형 호재가 날아온 셈이다.


"산타 랠리"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시장의 안정을 발판으로 지수의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소 변동폭은 커지겠지만 상승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이영원 팀장)이라고 전망한다.


미국경제가 선순환 사이클에 진입한 상태여서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불법 대선자금 수사등 시장밖의 악재가 남아있어 급격한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800선 안착할까


대부분 전문가들은 800선 위에 지수가 머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의 주식매수에 힘입어 지수가 상승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미국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이 갑자기 매도로 돌아설 가능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뮤추얼펀드에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도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대우증권 이 팀장은 "미국기업의 4분기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다우지수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초에는 연기금 등이 주식매수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돼 지수의 상승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내년 2분기까지 종합주가지수가 1,0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모멘텀이 없다


지수가 폭발적으로 오를 수 있는 모멘텀이 없다는 게 문제다.


악재도 없지만 해외변수 외에는 호재도 찾기 어려운 형국이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다우지수가 10,000선을 돌파했다는 것은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상승 모멘텀은 안된다"며 "특히 내수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어 지수의 큰폭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780~820선에서 등락하는 횡보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미국시장이 대통령 선거후 3년째에 큰 폭의 상승을 하는 패턴이 최근 20년간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부터는 상승 강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 이 팀장은 "경기회복의 핵심은 설비투자인데 최근 투자가 다시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카드사 위기나 내수 침체는 올초부터 이어진 상승장에서도 존재하던 문제라는 점에서 산타 랠리를 가로막을 특별한 악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특별한 모멘텀은 없지만 외국인에 의한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이란게 그의 분석이다.


▲시장밖 변수도 관심


불법 대선자금 수사 등이 장기화될 경우 시장은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꺾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찬 연구원은 "검찰의 정치자금 수사와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 등 정치적 변수와 국제유가 상승세 등이 지수 상승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외국인 매수세는 800선 위에서 약화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정치적 문제까지 겹친다면 주가 상승세가 꺾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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