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대 뮤추얼펀드중 하나인 푸트남이 지난 2년여 동안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1조원 이상의 차익을 얻은 다음 국내시장에서 떠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난 99년말 미국계 헤지펀드인 타이거펀드가 SK텔레콤에서 1조원 안팎의 시세차익을 낸 이후 단일 외국계 펀드의 차익 실현 금액 중 가장 큰 규모다. 증시 관계자들은 외국인의 이같은 '시세차익'을 겨냥한 주식투자로 우량기업의 과실이 유출되고 있다며 장기투자를 할수 있는 국내 기관투자가의 육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푸트남 사례 푸트남은 지난 2001년 11월26일 삼성전자 지분 5.18%(7백84만주)를 취득했다고 금융당국에 신고했다. 주당 20만원 아래였던 삼성전자 주식을 2001년초부터 집중 매집한 것이다. 그후 2002년 3월27일까지 1백62만주를 평균 35만원 이상에서 매도,3천억원가량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올해 6월말까지 삼성전자 보유주식 4백87만주를 36만원 이상에서 처분,7천억원대의 차익을 실현했다. 푸트남은 9일 현재 삼성전자 주식 1백35만주(0.89%)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한 평가차익까지 고려하면 푸트남은 삼성전자 한 종목에서만 1조3천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증권업계는 분석했다. 푸트남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처분한 것은 한국시장과 삼성전자 미래를 어둡게 본 때문이 아니라 미국 본사가 스캔들에 휘말리며 대규모 환매가 발생한 것이 주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국내 안전판을 상실한 증시 외국계 사모펀드 등이 한국증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뉴브리지캐피털(제일은행 하나로통신) 칼라일(한미은행) 론스타(외환은행) 소버린(SK)등 외국계 펀드는 굵직한 상장사를 헐 값에 사들인 뒤 차익을 낼 시기만 기다리고 있다. 공모 뮤추얼펀드도 이에 뒤질세라 유통시장을 활보하고 있다. 이머징마켓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GMO펀드는 지난 8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8.4%를 평균 2만6천원에 취득했다. 이후 현대그룹과 KCC(금강고려)측의 지분경쟁으로 주가가 급등하자 보유주식을 전량 처분,석달만에 1백50억원(수익률 1백%)의 차익을 챙겼다. GMO는 이 자금으로 다른 사냥감을 찾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캐피털그룹은 올들어 삼성전자 주식 1백71만주(1.01%)를 판 자금 7천억원으로 풀무원 LG애드 INI스틸 한국타이어 LG건설 등 알짜기업의 지분을 크게 늘렸고 이들 종목의 주가는 크게 올랐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