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앤문그룹 문병욱 회장과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및 한나라당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성래 전 썬앤문 부회장이 측근비리 수사의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김씨는 정.관계에 평소 폭넓은 인맥을 구축하고 사업 수완까지 인정받아 최근수년간 유명 호텔을 인수하면서 재계의 관심을 끌었던 썬앤문그룹의 부회장으로 전격 영입된 것으로 알려졌던 인물. 김씨는 지난 1월 계몽사를 인수해 화제를 뿌렸지만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농협을 상대로 100억원대 사기대출 행각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5월 검찰에 구속기소되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김씨는 특히 작년 6월께 노무현 후보측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던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게 용돈 명목으로 수백만원을 제공했다는 녹취록 대화가 폭로된데다 노후보측에 썬앤문이 제공한 불법 대선자금 95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까지 겹치면서 측근비리 규명의 열쇠를 쥔 인사로 부각되고 있는 것. 검찰은 현재 김씨가 지난 대선 직전 이 전 실장에게 1억원, 한나라당측에 2억원을 대선자금 명목으로 건넸다는 김씨 및 문 회장 등 관련자 진술을 확보해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김씨가 `로비의 귀재'라는 명성에 걸맞게 금품전달 과정에서 돈세탁 수법까지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불법 대선자금의 경로와 행방을 찾아내는데 다소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씨는 문 회장으로부터 받은 수표를 은행에 일단 입금한 뒤 시차를 두고 이를현금으로 다시 인출해 한나라당측에 전달한 단서가 포착됐다. 검찰은 또 이 전 실장이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1억원의 경우도 김씨가 문 회장에게서 수표로 받아 제3자의 돈세탁 과정을 거쳐 현금으로 제공된 것으로 파악하고있다. 이들 자금이 마지막 단계에서는 현금으로 전달됐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이 돈을실제로 주고 받은 당사자들의 진술이 아무래도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밖에 없어 검찰은 이들의 진술 끌어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김씨로부터 썬앤문 불법 대선자금 2억원을 한나라당 S의원 사조직측에 전달한의혹을 받고 있는 N제약 홍모 사장은 금품전달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전해졌다. 이 전 실장 역시 그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썬앤문그룹측에서 금품을 수수했다는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검찰은 일단 양측에 건네진 돈이 사전에 돈세탁 과정을 한번 거친 사실과 김씨운전기사의 진술 등 다양한 정황 증거를 확보하고 있어 김씨나 제3자가 중간에서 `배달사고'를 낸 것이 아닌 이상 혐의 입증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김씨와 홍 사장, 그리고 S의원이 같은 대학원 출신으로 안면이 있는 사이인데다 김씨가 진술한 금품전달 시점에서 홍 사장이 S의원측을 접촉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져 검찰수사의 향배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