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달 21일 이후 잠시 중단했던 자사주 매입을 재개했다. 이에 따라 내달 20일 만기인 해외CB(전환사채)의 주식전환 및 투신사 펀드환매 등에 따른 매물압박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8일 삼성전자는 보통주 21만5천주,우선주 3만주를 장내에서 자사주로 매수했다. 이로써 지난 10월 말부터 이날까지 사들인 자사주는 보통주 64만주,우선주 7만8천주로 늘어났다. 이 회사는 2004년 1월 20일까지 보통주 1백51만주와 우선주 25만주를 추가 매입할 예정이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미뤄오던 자사주 매입을 재개한 것은 D램 고정거래 가격 하락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해외CB의 주식전환에 따른 물량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9년 미국 인텔사에 1억달러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전환만기일은 2004년 1월21일이며 전환가격은 10만8천4백65원이다. 이미 60만2천32주가 주식으로 전환청구됐으며 내달 21일까지 47만9천4백10주가 남아 있다. 이선태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가 전환가격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CB의 주식전환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러나 이 기간 중 자사주 매입규모를 감안할 때 CB의 주식전환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권 제일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프로그램매물 장기증권저축펀드의 환매 등으로 시가총액 1위종목인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이번 자사주 매입이 충격을 완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월 이후 삼성카드에 대한 지원부담(유상증자 참여),D램 고정거래가격 하락,외국인 차익실현 등의 악재가 겹치며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편 CSFB는 이날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부문이 모두 상당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목표주가를 54만원에서 58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