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가 코스닥시장 우량종목도 "싹쓸이"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을 주도해온 개인이 시장을 떠나면서 외국인의 시장 지배력도 커지고 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인기 테마였던 휴대폰 부품업종의 주요종목은 외국인이 30%대의 지분을 확보했다. 휴대폰용 카메라 렌즈생산업체인 세코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35.28%에 달했다. 휴대폰 배터리 보호회로(PCM) 분야의 국내시장 점유율 1위로 지난 7월 등록한 파워로직스의 경우 외국인이 벌써 35.1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휴대폰 부품주의 '빅3'인 KH바텍(29.36%) 유일전자(28.55%) 서울반도체(28.50%) 등의 외국인 지분도 30%에 육박하고 있다. 인터넷 4인방 가운데 옥션은 최대주주인 미국 이베이의 지분(50%)을 제외하고도 외국인이 40% 이상의 지분을 들고 있다. 다음(27.39%)과 NHN(23.36%)도 20% 이상의 지분이 외국인 손에 넘어갔다. 외국인은 최근 나흘 연속 네오위즈를 순매수,지분율이 8.92%로 높아졌다. 액정표시장치(LCD) 및 반도체 관련주인 탑엔지니어링(31.99%) 인지디스플레이(31.44%) 등도 외국인 지분율이 30%를 웃돈다. 하나로통신은 외국인 지분율이 48.99%에 달해 사실상 지분 한도(49%)를 거의 채운 상태다. CJ홈쇼핑(30.99%)과 LG홈쇼핑(32.46%)도 외국인 한도(33%)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있다. 하나투어(37.72%) 백산OPC(29.93%) 국순당(26.47%) 등도 외국인의 주요 매수타깃이 되고 있다. 외국인의 시가총액 비중은 사상 최고치에 달한 반면 개인 순매수 금액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올 들어 이달 5일까지 외국인은 코스닥에서 9천4백9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 99년 8.07%에서 △2000년 7.01% △2001년 10.37% △2002년 10.52% △2003년 12월5일 13.63%로 높아졌다. 이에 비해 개인 순매수 금액은 △99년 1조2천9백16억원 △2000년 4조4백32억원 △2001년 9천6백36억원 △2002년 1조8천1백36억원 △2003년 12월5일 1백23억원이다. 개인의 순매수금액은 코스닥 시장 개설 이후 최저치다. 외국인의 지분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외국인의 매매행태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외국인이 싸게 사들인 주식을 국내 기관이나 개인에게 비싸게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